[펙트체크] 조정대상지역 지정 후 더 올랐다?…경기도 전수조사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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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2-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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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곳 중 12곳 상승…과천과 분당은 강남보다 더 올라

  • '지정 후 단기 하락 후 일제히 상승' 패턴 반복

2·20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수원·안양·의왕 등지 일각에서는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더 오른다"는 기대가 나온다. 과거 조정대상 지정 지역들이 지정 후 시세가 단기 하락한 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더 오르는 패턴을 반복했다는 게 시장의 일반적 인식이기 때문이다. 

실제 확인 결과 경기도 조정대상 지역 중 한 곳을 빼고 모든 곳이 지정 전보다 아파트 값이 더 올랐다. 특히 과천과 분당은 서울 강남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핀셋 규제로는 '집값 하락'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자료 = 한국감정원 자료 갈무리]


25일 본지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2017년 5월) 이래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인 경기도 13개 시·군·구 중 12곳의 아파트값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2016년 11월부터 규제지역이었던 곳은 현 정부가 광명시를 조정대상지역에 포함한 2017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을 집계했다.

지역별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 집계 시작 기간은 △1차(2017년 6월) 과천·성남·하남·고양(덕양구)·남양주(별내·다산동)·화성(동탄)·광명시 7곳 △2차(2018년 8월) 구리·안양 동안구·수원시 영통구(광교신도시) 3곳 △3차(2018년 12월) 수원 팔달·용인 수지·기흥 3곳이다.

우선 1차 지역을 보면 과천시가 아파트값 상승률 24.12%로 1위를 기록했고, 성남시 분당구(19.4%)와 광명시(17.87%), 성남시 수정구(13.78%), 하남시(12.4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 평균 상승률 12.4%를 웃돌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과천과 성남의 경우 강남구(18.9%)와 서초구(15.3%)를 크게 앞질렀다.

2차 지역 중에서는 구리시(11.92%)가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영통(광교신도시)이 4.97%, 안양시 동안구가 4.55%로 집계됐다. 마지막으로 3차는 팔달구가 5.8%로 용인시 기흥구(-0.34)와 수지구(0.67%)를 크게 앞질렀다.

수지구는 2017년 6월부터 계산하면 지난달까지의 누적 상승률이 11.22%에 달한다. 2018년 말 급등세 이후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자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2019년 11월(0.59%)부터 지난달(2.61%)까지 상승세를 키워온 사례에 해당한다.

기흥구도 2017년 6월부터 총 7.8%의 누적 상승률을 보인다. 2018년 9·13대책 이후 서울을 포함한 전국 집값이 떨어질 때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8월(0.04%)부터 지난달(1.51%)까지 급격히 튀어오른 최근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집계 기간이 다른 집단끼리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공통적인 점은 규제지역으로 묶여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픽 = 김재환 기자]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1차 규제지역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2017년 8월(과천시)과 같은 해 9월(성남 분당구), 2018년 8월(광명·하남) 이후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과천은 2017년 9월과 10월 각각 –0.07%와 –0.03% 단기간 하락한 후 2018년 1월(1.49%)과 2월(3.96%) 튀어올랐고, 분당은 2017년 9월부터 9·13대책 이후인 2018년 10월까지 월별 최소 0.09%에서 최대 3.6%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줄곧 오르기만 했다.

앞서 2·20 부동산 대책이 나오자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을 확대하는 식의 '핀셋 방식' 대처로는 집값 상승세를 막을 수 없다며 일제히 비판한 바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핀셋 규제가 풍선효과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12·16 대책 이후 명백한데도 특정 지역에 특정 가격대 기준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건 다른 지역으로 투기 바람을 옮기는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된 수원시 영통·권선·장안구 3곳과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 공인중개사들은 “광교처럼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후 더 뛸 것”이라거나 “집값이 오히려 올라간다는 학습효과가 있다”는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규제지역 지정 현황.[자료 =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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