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학교풍경] ① 7만 中유학생 관리 ‘비상’…기숙사서 쫓겨나는 韓학생

윤상민 기자입력 : 2020-02-21 07:35
교육부, 중국 거친 유학생 등교 2주간 중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을 거쳐 입국한 유학생들을 대학별로 기숙사에 ‘1인 1실’로 우선 수용하라는 방침을 내리면서, 기숙사 수용 인원이 적은 대학들이 비상에 걸렸다. 중국인 유학생들을 수용하느라 애꿎은 한국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쫓겨나는 상황도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8일 중국을 거친 유학생의 등교를 2주간 중지하고, 기숙사에 분리 수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대비 대학의 체계적 대응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국을 거쳐 입국한 모든 학생은 입국 후 14일 동안 등교 중지 조치를 받는다. 학교 강의동, 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학생증 권한도 중지한다. 이 기간에 대학은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에 1인 1실로 배정하고 매일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자취 중인 학생에게는 외출 자제를 당부한다.
 

18일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 교정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잠복기를 보낼 격리 기숙사로 들어가고 있다. 호남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날부터 입국하기 시작한 중국인 유학생 전원을 2주간 격리해 건강 상태를 지켜본 뒤 수업에 참여하도록 한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외출 자제를 권고할 수 있지만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입국하는 것만으로는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의 중국 유학생 기숙사 우선 수용 방침으로 한국 학생들이 피해를 받는 일도 발생했다. 최근 중앙대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대책으로 중국 유학생들을 기숙사에 격리 조치하기 위해 입주해 있던 한국 학생들에게 퇴거 명령을 내려 논란이 됐다.

기존 운영 방침에는 새 학기를 앞두고 기숙사 사용을 연장한 학생에게는 주거 연속성이 보장되는데 코로나19로 임시 거처를 마련해야 하게 된 것이다. 학생회가 반발하며 중앙대는 퇴실 조치를 일부 수정했지만, 상당수 학생이 학교 밖에서 임시 거주지를 구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 수가 3000명이 넘는 중앙대는 기숙사 수용인원이 2689명에 불과하다. 이 외에도 중국 유학생이 많은 연세대, 한양대도 비슷한 조처를 내렸다가 학생의 반발을 샀다.

기숙사 수용 논란이 불거지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8일 한국외대를 찾아 “학교에서 요청할 경우 지자체와 협력해 숙박시설을 2주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면서 “수요가 파악되면 조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재 파악이 되는 기숙사 격리 유학생 외에 자취를 하는 유학생은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한 대학에 많게는 3000명이 넘는 중국인 유학생이 있는데 대학 교직원 몇 명이서 이들을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연락이 되는 학생에게는 체온 체크와 외출 자제를 권고하지만, 연락 자체가 안 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어디서 폭탄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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