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②] 1인분 배달부터 1인용 정수기까지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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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2-2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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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된 소비시장, 1인 가구 관련 서비스 등장으로 활력

  • 가족 대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도 늘어

혼자 사는 가구가 늘면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유통 트렌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자 사는 사람의 소비 특징은 적은 양과 간편함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를 사상 처음 앞지른 것도 1인 가구 확대와 관련 있다. 편의점은 집 근처에 위치해 입지가 좋은 데다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간편식이 마련돼 있어 혼족에게 인기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GS25와 CU는 각각 2565억원, 196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1507억원으로 1년 사이 67.4% 급감했다. 3위인 롯데마트는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형마트도 1인 가구를 고려한 마케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혼자 사 먹기에는 양이 많고 냉장고에 보관할 공간도 마땅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반쪽 수박'과 '4분의1쪽 수박'을 판매했다. 가격이 수박 한 통보다 저렴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대박'이 났다. 또 씻은 감자와 양파, 대파 등을 1인분으로 소분해 판매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매장에 전시된 밀키트 [사진=이마트]

 

자취 4년 차인 김민주씨(26)는 "처음에는 요리한 재료보다 남아서 버린 재료가 더 많아 1인 가구에게는 사 먹는 게 만들어 먹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말을 체감했다"며 "최근에는 소포장이 많아져서 낭비가 줄었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면서 ​배달 음식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통계청의 '2019 연간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9조7365억원으로 1년 전보다 84.6% 급증했다. 1인분을 매번 만들어 먹기 번거롭고, 식당을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먹고 싶은 웬만한 음식은 다 먹을 수 있어서다.

밀키트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밀키트는 집밥을 만들어 먹고 싶지만 귀찮거나 요리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봉투에 담긴 양념과 식재료를 바로 끓이기만 하면 된다. 업계는 밀키트 시장이 올해 400억원에서 오는 2024년에 7000억원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혼자 사는 여성들을 위한 안심 택배 서비스도 도입됐다. 11번가는 구매한 상품을 인근 CU 매장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안심 택배함으로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하고 주거지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가전 업계도 분주하다. 1인용 정수기부터 소형 식기세척기, 1인용 전기 포트, 미니 블렌더, 3인용 이하 밥솥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거주하는 공간이 넉넉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기기 하나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올인원 가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오븐·에어프라이어를 기기 한 대로 사용할 수 있다거나, 토스터와 와플기기가 합쳐진 형태가 대표적이다. 

혼자 사는 사람 중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도 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의 '2018 반려동물보고서'를 보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는 3인 이상이 27.2%로 가장 높았고 1인 가구(19.0%), 2인 가구(17.5%)순으로 나타났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1~2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 양육 수요가 늘면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혼자 사는 사람 중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도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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