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세종 눌렀더니 대전 집값 '쑥'…"10억대 유지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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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2-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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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랑 세종시 집값 규제하면서 거기서 빠져나온 자금이 다 어디로 가겠어요. 서울, 세종이랑 가까운 대전으로 들어오고 있는 거예요." (대구 서구 H공인중개사 대표)

최근 대전 집값이 무서운 기세로 지솟으면서 이른바 '10억 클럽'에도 속속 입성하는 분위기다. 유성구 도룡동 'SK뷰'와 대장주로 불리는 서구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등 인기 지역 아파트값이 심리적 장벽 역할을 하는 10억원 허들을 넘었다.  

지난 2018년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인 도룡SK뷰의 전용 84㎡(7층)는 지난해 11월 10억1000만원에 거래를 신고했다. 크로바 전용면적 114㎡는 지난해 1월만 해도 8억3900만원~8억5750만원(12층, 13층)에 팔렸으나, 올해 2월에는 12억2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1년 여만에 집값이 4억 가량이 뛴 셈이다. 
 

대전 유성구 도룡동 'SK뷰' 전경. [사진=박기람 기자]
 

정부가 서울과 세종시 부동산을 압박하자 두 지역과 가까운 대전에 풍선효과가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은 서울과 약 164㎞, 세종과는 약 36㎞ 떨어져 있다. 서울에는 KTX 열차로 1시간, 세종시는 차로 40여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세종시는 2017년 정부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투기지역에 지정됐다. 이때 투기과열지구로까지 중복 지정됐다.

풍선효과에 더불어 둔산동 크로바와 도룡동 SK뷰는 학군 메리트로 실거주 수요가 높은 동네로, 가치가 점점 올라가 '10억원대 굳히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둔산동 한마루아파트 단지 내 H공인중개사 대표는 "대전 집값은 연구원이 몰려 학군이 좋은 도룡동 SK뷰와 학군이 좋고 큰 평수가 있는 둔산동 크로바로 쏠리고 있다"면서 "이 아파트 단지들은 10억원대를 찍고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집값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전경. [사진=박기람 기자]
 

이 두 아파트 단지 외에도 도룡동 '스마트시티2단지'와 서구 도안동 신축 ‘트리풀시티’도 10억원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SK뷰와 같이 학군 메리트가 높은 도룡동에 있다는 입지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있다. 그러나 신축 아파트들이 몰려있는 도안동은 투기꾼들 입김이 가장 세게 작용하는 곳으로 꼽힌다.

도안동의 N공인중개사는 "젊은 3,40대 입주민들이 대다수다. 집값이 쌀 때 투자한다고 산 사람들이 많다"면서 "작년, 재작년에 외지에서 신축이라고 투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SK뷰 부근의 한 S공인중개사 대표는 "지방에는 투기꾼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많아졌다"면서 "젊은 사람들도 이제 지방에서 집을 사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대전의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 6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제발 대전 집값 좀 잡아달라'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자는 "현재 대전광역시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정부가 대전 주택시장을 규제 예외지역으로 남겨둔 것이 한몫 더 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이렇게 지방 집값이 폭등하면서 여기가 수도권인지 지방인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 집값은 오르고, 대출은 막히고, 살 수 있는 보금자리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썼다. 청원글은 2주째를 맞는 18일 1000여 명의 동의를 받아냈다.

한편 정부 추가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대전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전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속출하고 있다. 

대전 집값이 올라봤자 수도권에 비해서는 고작 3분의1 수준이고, 다른 부산·대구·광주광역시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조정대상지역은 비합리적인 처사라는 주장이다. 대전지역 공인중개사 는 "세종시 집값 올라갈 때도 대전은 10년 동안 변동이 없었다"며 "대전을 규제하려면 세종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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