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운동에 웃은 신성통상…유니클로·데상트는 실적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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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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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성통상 영업익 80.4% 증가했는데

  • 유니클로·데상트 전망치 낮춰…적자 추정

  • 日 본사 타격 불가피…배당 중단 '불사'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고스란히 지난해 실적에 드러났다. 지난해 7월 일본제품 불매운동 핵심 대상이었던 에프알엘코리아 '유니클로', 데상트코리아 등의 실적이 급락한 가운데 국내 토종기업이자 대체 SPA(일괄 제조·유통) 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매출 5722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8%, 80.4% 증가한 수치다. 사업부 가운데서는 패션사업부의 매출이 27.1% 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 매출이 약 5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탈 고객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성통상 매출 성장세의 상당 부분은 탑텐이 기여했다. 탑텐은 2012년 5월 론칭할 당시부터 '애국마케팅'을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리멤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8·15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판매해 애국기업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염태순 신성통상 대표가 유니클로, 자라 등 해외 SPA 브랜드를 견제하기 위해 출범한 지 7년 만의 결실이다.

탑텐 '컴백 프로젝트' 티셔츠. [사진=신성통상 제공]

탑텐은 올해도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 환수의 의미를 담은 '컴백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직지심체요절'과 일본 덴리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몽유도원도' 등 문화재 환수의 의미를 담은 그래픽 티셔츠를 출시한다.

반면, 유니클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를 받아내며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하반기 약 1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에프알엘코리아 지분 49%를 보유한 롯데쇼핑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서 엿볼 수 있다. 롯데쇼핑이 지분법으로 이익을 연결하는 기업은 에프알엘코리아를 비롯해 롯데유럽홀딩스, 코랄리스, 자라리테일코리아 등인데 약 98.6%(2018년 기준)가 에프알엘코리아 몫이다. 지분법 이익으로 따져봤을 때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3분기 400억원, 4분기 6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겨울에 해당하는 3, 4분기는 1년 가운데 패션업계의 대목으로 평가되는 시기인 만큼 당기순적자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유니클로 일본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2019년 9월∼2020년 8월 순이익을 당초 전망보다 100억엔(약 1078억원)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유니클로는 판관비를 비롯해 전국 168개 매장의 임대료,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은 줄이지 못한 상황이다. 유니클로는 부실점포를 발빠르게 구조조정 해나가고 있다.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엔터식스 상봉점'은 18일, '엔터식스 강변점'은 21일, '엔터식스 왕십리점' 23일,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부천중동점'의 유니클로 매장은 오는 29일 폐점한다. 

일본 의류업체 데상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데상트코리아는 국내 진출 17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 위기에 놓였다. 불매 운동 직격탄을 맞아 한국법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일본 데상트 본사 실적까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국에서 활발히 사업을 전개해 온 데상트는 매출의 절반가량이 한국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한국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불가피하다. 

데상트는 지난 6일 2019년도(2019년 4월~2020년 3월) 순이익 예상치를 기존 7억엔(약 76억원) 흑자에서 10억엔(약 108억원) 적자로 수정했다.  지난해 11월 한차례 실적 전망을 대폭 낮춰 잡은 데 이어 두 번째 실적 전망치 수정이다. 지난해 11월 데상트는 매출액 예상치를 기존에서 9.2% 줄인 1308억엔(약 1조4100억원)으로 낮췄고, 순이익도 86.8% 줄인 7억엔(약 75억원)으로 수정했다. 두 기업은 올해 수년간 유지해오던 배당금 지급도 중단한다. 

이외 일본 화장품업체 시세이도 역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8월 2019년 매출을 1조1640억엔(약 12조5460억원)으로 내다봤으나 최근 보고서에서는 매출액을 기존 전망보다 300억엔(약 3234억원) 줄였다. 830억엔(약 8947억원)이던 순이익 전망치도 785억엔(약 8462억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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