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인도] "인도계 CEO, 리더십·실력·글로벌 감각 등 어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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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02-1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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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작업 중인 인도 청년 모습. [사진=케티이미지]


인도계 최고경영자(CEO)가 포진해 있는 산업군은 IT뿐만이 아니다. 바산트 나라시만(노바티스·제약), 아제이 방가(마스터카드·금융), 푸닛 렌젠(딜로이트·회계컨설팅) 등 다양하다. 이쯤되면 인도 출신이 글로벌 기업들을 주무르는 비결이 궁금해진다.

CNN은 최근 오피니언 기사를 통해 인도계 CEO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두드러지는 9가지 이유를 들었다. 다양성이 요구되는 사회적 환경과 교육열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우선 인도인들은 어릴 적부터 변화와 불확실성을 수용하는 자세를 배운다. 10억명이 넘는 인구와 수십개의 언어, 불평등한 신분제 등이 공존하는 인도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같은 환경은 '플랜 B'를 끊임 없이 생각하는 습관을 만들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결국 인도 사회의 특수성이 혁신과 인내심의 원천으로 작용한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또 다문화 국가에서 자란 인도계 CEO 대부분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리더십 측면에서의 다양성에 더해 글로벌 감각까지 얻게 된 셈이다. 딜로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리더십이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 회사에서는 전체 직원의 69%가 자신의 근무 환경에 대해 동기 부여가 된다고 생각했다. 반면 그렇지 않은 회사는 43%만이 자극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도 인구 수가 10억명에 달해 인재가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인도 이민자들은 미국 내에서 높은 교육 수준을 자랑한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도 이민자들 중 77.5%가 학사 학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본토 태생 미국인의 31.6%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CNN은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 자녀에게 과한 관심을 기울이며 모든 일에 관여하는 부모)가 많은 인도의 교육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2006년 펩시코 CEO에 오른 '인드라 누이'의 일화를 예로 들었다. 그가 12년 만에 CEO에서 물러나면서 직원들의 부모에게 쓴 감사 카드에는 "나는 전적으로 양육의 산물이었다. 재직 중에 직원들의 부모들에게 '자식들을 펩시코에 선물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미처 하지 못했다."고 적혀 있었다.

아울러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상호 연관돼 있다는 시간에 대한 개념, 실력주의에 대한 믿음 등도 주효하다고 CNN은 분석했다. 포춘지가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의 CEO까지 오르는 이민자가 드문 만큼 주목할 만하지만, 그들은 미국이 일하는 틀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 관계 속에서 인도인들이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인도계가 각광을 받는 것은 기본적으로 영어가 되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데다 중국처럼 당장의 경쟁자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중국인이 인도인보다 3배가량 많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작은 편이다.

경제학자 켈빈 클라우덴은 "미국은 중국을 경쟁자로 보지만 인도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오르려는 중국에 대해 실리콘밸리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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