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손보, 하나금융에 고용협약 양보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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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2-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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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 과정 길어지면 건전성·수익성 타격 판단

더케이손해보험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지주가 제시한 고용안정협약안을 받아들였다. 인수·합병(M&A) 과정이 길어지면 더케이손보의 핵심 경쟁력이 상실될 수 있는 상황이라 결국 물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케이손보 노조는 지난 10일 오후 하나금융지주의 고용안정협약 수용을 놓고 전직원 투표에 들어간 결과 찬성 72.8%(반대 27.2%)로 가결됐다.

최근 더케이손보 노조는 현 대주주인 한국교직원공제회와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인력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실행하지 않고 용역·아웃소싱에서도 노조와 합의를 통해 시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이 합의안을 거부하고 구조조정을 노사협의로, 용역·아웃소싱 관련 사항은 합의 혹은 협의한다는 내용이 삭제된 새로운 고용안정협약을 제안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그룹 대다수 계열사의 콜센터와 IT 인력이 외주로 전환된 만큼 더케이손보를 피인수한 이후에도 유사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케이손보 노조는 자사 콜센터 정직원 200여명과 IT 인력 40여명에 대한 고용보장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협약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더케이손보 매각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되자 직원들이 결국 한발 양보했다는 분석이다.

난해 9월 말 기준 더케이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69.2%로 2018년 말 193.7% 대비 24.5%포인트 하락했다. 이러한 추세대로면 지난해 말 혹은 올해 3월 말 RBC비율이 당국의 권고치인 15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적기시정조치를 회피하려면 시급히 대주주 문제를 해결하고 자본을 확충해야하는 상황이다.

수익성 하락도 우려스럽다. 더케이손보는 지난 2018년 105억원, 지난해 누적 3분기까지 11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아직 모두 합산되지 않았으나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 결과 신용등급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더케이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더케이손보가 건전성과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 구조를 구축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더케이손보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피인수되기까지 오래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그와 다르게 빠르게 진행된 모습"이라며 "직원들의 찬성해 준 덕에 마지막 고비를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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