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1·2·3년 예금금리 모두 ‘2%대 붕괴’…‘초저금리 시대’ 본격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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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2-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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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도 예금 금리 1% 시대를 맞이했다. 그간 타 금융권 대비 높은 금리로 많은 고객몰이에 성공했지만, 더 이상 고금리를 강점으로 내세우긴 힘들게 됐다. 향후에도 금리 하락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금융권 전체의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1.94%다. 작년 12월 24일 연 2.14%에서 불과 50일 만에 0.2% 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작년 11월 초 평균 금리가 연 2.31%였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더욱 가파르다. OK·대신·드림·신한 등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연 1.60%의 저금리 상품도 등장했다.

2·3년 만기 상품의 평균 금리도 모두 ‘연 2% 지지선’이 붕괴됐다. 2,3년 정기 예금의 평균 금리는 각각 연 1.97%다. 이 상품들은 예치 기간이 긴 것과 비례하게, 높은 금리를 보장한다. 이에 지난달 30일 1년 상품의 평균 금리가 연 1.98%까지 떨어진 상황에도, 간신히 연 2% (2,3년 모두 연 2.01%) 선을 지켰다. 이 상품들의 금리마저 연 1%대로 떨어진 상황이야말로, 진정한 ‘1% 예금시대’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예금 금리가 떨어진 원인은 복합적이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저축은행들이 이미 충분한 예금 규모를 확보한 점’이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신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기준에 대비해 공격적인 예금 확보에 나섰다. 이 기준에 따르면 2020년 110%, 2021년 100%까지 예대율을 맞춰야 한다. 이에 고금리 상품을 앞다퉈 판매했고, 이 와중에 퇴직연금까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예대율에 여유가 생기게 됐다. 향후 예금금리를 높게 유지할 이유가 줄어든 셈이다.

저축은행의 투자처가 제한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수년간 저축은행의 규모는 크게 늘어난 반면, 투자 관련 규제는 수년째 답보 상태다. 이에 돈을 굴려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졌고, 그 여파가 예금 금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중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늘어난 탓도 있다. 통상적으로 은행의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나머지 부분) 확보 차원에서 예금 금리도 함께 낮아진다.

향후 전망도 좋지 못하다. 한국은행이 곧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거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저축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금리 인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저축은행의 금리 하락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 금융권에 거쳐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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