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나서는 보좌관] ③與장철민 “대전 동구, 국가균형발전 상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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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2-1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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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영표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 역임…30대 젊은 정치인

  • “정치적 결과물은 노력에서 나와…젊은 에너지가 필요”

지난 4월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기 전인 2~3월만 해도 여의도 정치권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가장 큰 이유였다. 홍영표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보좌관으로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을 역임한 장철민 전 보좌관은 11일 아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치의 결과물이라는 것은 일하는 사람이 의지와 참을성을 갖고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인데 그냥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험지인 대전 동구에 출마하는 장철민(37) 전 보좌관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정치를 기사로 보신다. 어떤 의미에서는 결과물을 많이 보시는데 모든 일이라는 게 이면에 굉장히 복잡한 과정과 많은 에너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과정에 대한 이해가 제 강점”이라고 했다.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으로서 정치인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보좌진이 되려고 열심히 공채에 지원했다.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하기도 하고, 의원실에서 대학생 명예보좌관도 했다. 2012년 홍영표 의원실에 들어가서 7년 반 정도 보좌진으로 일했다. 직업으로서 정치인이라는 게 길이 세 가지 밖에 없다. 기초·광역 의원이나 당직자, 또는 보좌진이다. 저는 정치학과를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정책을 공부했다. 우리나라처럼 복잡성이 강화되고, 정부가 굉장히 커진 상황에서 입법부를 발전시키는 게 중요한 일이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보좌진 출신 국회의원의 강점은 어떤 게 있나.
“보통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정치를 기사로 본다. 어떤 의미에서 결과물을 많이 보시는데, 모든 일이라는 게 결과의 이면에 굉장히 복잡한 과정과 많은 에너지가 있다. 일이 되게 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고 노력하고, 인내하고, 타협해야 하는지, 그런 것에 대한 이해가 강점이다. 국회의원들은 보통 세 가지 일을 한다. 예산안 심사, 법안, 행정부 감시, 국회가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셋 다 어떻게 보면 보좌관들이 가장 전문가인 일들이다. 법안에 대한 이해도 보통 분들보다 훨씬 낫고, 예산의 경우엔 예산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행정부에 대한 감시는 국정감사가 있는데, 국감에서 정부가 잘못하는 일을 지적하고 찾는 게 보좌진의 일이다. 정치가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가장 기본적인 일을 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잘할 수 있다.

장 전 보좌관은 홍영표 원내대표 체제에서 정책조정실장(2급)을 맡았다. 당시 공수처나 선거제도 개편이 되겠느냐는 회의론이 많았다. 그렇지만 4+1협의체를 가동, 패스트트랙을 지정했고 12월엔 해당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진통 끝에 통과됐지만, 그는 보람을 느끼기 보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했다.

-패스트트랙 당시 상황을 소개해달라.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2월이나 3월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되냐는 반응도 있었다. 그 당시에 바른미래당이 자기들 안에서 복잡해지면서 실제로 패스트트랙으로 올리는 게 가능하겠냐는 회의론이 컸다. 그렇지만 저희는 분명히 가능한 일이라는 판단으로 협상을 했다. 저도 그때 가까운 언론인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언론이 정치를 눈에 보이는 걸로만 판단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의 결과물이라는 게 일하는 사람이 의지와 참을성 갖고 어떻게 노력하는지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홍 원내대표도 그렇고 당도 그렇고 굉장히 큰 의지를 갖고 있었다. 결국은 4월 30일에 패스트트랙에 올렸는데, 정말 객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참을성이 있게 하다보면 어떤 상황에선 달성할 수 있게 되는 거다.”

-법안이 통과됐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당시에 원내대표 임기말이었다. 원내대표가 되면서 1년간 계획한 일이 있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정치개혁과 사법개혁이었다. 검찰개혁 부분에 대해서 한 단계 큰 진전을 이뤄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굉장히 컸다. 원내대표는 회사로 따지면 영업총괄사장 같은 느낌이다. 정부나 이런 곳에서 정책과 법안을 생산해 오면 결국은 그것을 파는 역할이다. 결과를 내야한다. 우리의 과제들을 결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임기가 끝나면 정말 허탈해지기 때문에 그래도 한 단계 나아갔다는 것에 대해 정말 안도감이 컸다.

-보좌진을 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것은 역시 그 순간인가.
“그 질문을 예전에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진짜 보람이 있었던 적이 있는가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모든 정치적 결과물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 원하는 대로 반영되는 경우는 아예 없다. 늘 아쉬움이 있다. 예전에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보좌관으로 있을 때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구제법 만들 때 일이다. 법안 통과시키기 직전 상황에서 우리가 원하는 걸 다 못담았다. 혜택을 받는 피해자와, 혜택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 간에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 당연히 갈등이 생겼다. 부족하지만 만들어서 통과를 시킬 것이냐, 아니면 포기할거냐 이런 상황에 갔는데 결국은 통과시켰다. 그때 법안으로 크게 혜택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오히려 한국당이 아니라 우리를 비난했다. 통과를 시키는 것에 의미를 두면서도 되게 마음이 아팠다. 매일 같이 붙잡고 울면서 이 법안을 논의했던 사람들인데…. 아까 말한대로 안도감은 들고, 한 단계 나아갔단 생각은 들지만 한 단계 한 단계 과정이지 사회가 변하는데 큰 진일보 이루는 정치적 결과물 같은 건 애초에 있을 수가 없다. 큰 보람이 느껴지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소명감으로 일을 하는 부분이 크다.”

장 전 보좌관은 몇 안 되는 30대 출마자다. 그는 돈이나 조직 같은 현실적 문제 보다는 ‘너무 젊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가장 큰 벽으로 꼽았다. 그는 “30대가 더 유능할 수 있다. 장기적 미래를 위해서 일할 수 있고, 완전히 새로운 정책적 시도를 할 수 있다”며 “그런 가능성을 봐주는 인식과 문화가 아직은 없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가는 게 제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30대 젊은 정치인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어떤 현실적 어려움이 있나.
“사람들이 30대에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인식의 벽이 제일 어렵다. 제도나 돈 같은 건 어떻게 보면 부수적인 것 같다. 핀란드에는 34살 총리도 있고, 30대 장관도 있다고 말씀은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30대가 정치를 한다고 하면 ‘벌써?’라고 생각하신다. 30대가 더 유능할 수 있고, 장기적 미래를 위해서 일할 수 있고, 완전히 새로운 정책적 시도를 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봐주는 인식과 문화가 아직은 없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가는 게 제 과제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 왜 세대교체가 필요한가
“아까 말했듯이 정치라는 게 과정이다. 제가 기존 국회의원 몇몇 분들에 대한 불만이 있는 건, 앉아서 판단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생각하는 정치적 목표, 그게 법안이든 뭐든, 그 결과를 내기 위해 무진 애를 써야 되는 거다. 설득하고, 조율하고, 욕도 먹고, 책임도 지고, 그렇게 애를 써야 한 단계 나아가는 건데, 그런 역동성이나 에너지가 없어서 그게 진짜 문제다. 국민들을 위해서 그런 에너지가 필요하다. 장관이나 기관장을 하고, 명예로운 노후를 위해 국회의원을 하는 분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나.”

장 전 보좌관이 출마하는 대전 동구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과거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자유민주연합, 또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당선이 됐다. 16대 국회 이후로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건 17대 국회 한 차례다. 험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인데 그는 출마 이유에 대해 “젊은 사람이 험지에 나가서 열심히 뛰어야 나라가 바뀌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대전 동구는 보수적인 지역이다. 과거는 자민련, 최근엔 한국당 의원들이 당선이 되곤 한다. 험지에 나서는 이유가 궁금하다.
“젊은 사람들이 험지에 나가서 열심히 뛰어야 나라가 바뀐다. 예를 들어 당을 떠나서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젊은 사람 40~50명이 자기 당이 어려운 지역에 가서, 바닥부터 열심히 국민들을 만나고 듣고, 거기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면 진짜로 정치가 발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를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나아지는 방향으로 선택을 하고 싶었다. 쉽지 않은 지역인 건 알지만, 못이길 지역도 아니다. 여태까지 선거를 잘못해서 진 거 같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지역이다. 노력하면 선거 승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지역구는 어떻게 바꾸고 싶으신가.
“대전 동구가 대전의 원도심 중의 원도심이다. 대전역이 있다. 대전이 철도 때문에 생겨난 도시이지 않나. 지금 대전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다. 대전의 동서격차가 심하다고 표현하는데 지역 발전으로 따지면 힘든 곳이다. 대한민국이 국가균형발전에 실패하고, 수도권 집중 심화되고, 도시 내 불균형이 심해지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게 불가능하다. 저는 대전 동구를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적인 도시로 만들고 싶다. 대한민국의 중심에 있는 대전, 그 한가운데 있는 곳이 불균형 발전으로 끊임없이 소외되는 것을 개선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이곳을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으로 탈바꿈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보좌관 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당선이 된다면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대한민국 정치의 에너지를 만들고 싶다. 지금 정치는 싸우기만 한다는 말씀을 국민이 하시지만 제가 보기엔 필요한 싸움을 안 해서 문제다. 사회발전을 따라가지도 못하는 정치가 아니라, 사회변화에 정말 긴밀하게 대응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를 공급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장철민 전 민주당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 프로필

△1983년 대전 출생 △서대전고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 수료 △홍영표 국회의원 보좌관 △민주당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 예비후보 [사진=장 예비후보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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