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적기 발주 등 SW분야 주52시간제 노력…산업진흥법은 '오리무중'

노경조 기자입력 : 2020-02-06 12:00
공공사업 발주시기 적기 관리 등 담겨 법적 근거인 'SW산업진흥법' 1년 넘게 국회 계류 행정규칙 통해 '소극적'으로 추진될 것
정부가 6일 소프트웨어(SW)분야 근로시간 단축 보완대책을 내놨지만, 사실상 '앙꼬 빠진 찐빵'이라는 지적이다. 중점 과제 추진에 필요한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1년 넘게 국회에 계류하고 있어서다.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황점검조정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공공 SW개발사업 적정 수행기간 부여', '과업변경 절차 개선'. '프리랜서 표준계약서 개발 보급' 등을 골자로 한 'SW분야 근로시간 단축 보완대책'을 안건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보완책은 지난해 9월부터 SW기업, 개발자, 발주기관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등 6번의 간담회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됐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에서 수행하는 SW개발사업이 적기에 발주될 수 있도록 전수 관리하기로 했다. 발주기관이 내년도 수행 사업의 발주시기를 그 해 9월에 조기 결정하고, 사업 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올해 예정된 공공SW사업은 총 4조7890억원 규모로, 이 중 1조2000억원이 SW개발사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1년 이상 소요되는 SW개발사업은 '장기계속계약제도'를 활용해 기업들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일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등록정보를 활용해 발주상황을 상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SW사업 수행 중 불필요한 과업 변경을 방지하기 위한 관련 가이드라인도 올 1분기 중 만들어 보급한다. 이와 함께 현행 과업 변경 시 권고되는 과업심의위원회 심의를 앞으로는 과업 확정·변경 시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변경에 따른 계약금액과 사업기간도 조정해야 한다.

민간까지 아우르는 보완책으로는 SW프리랜서를 위한 표준계약서 개발이 있다. 올 1분기 내 서울 구로·금천지역 G밸리 소재 SW기업 3747개에 시범 도입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보급지역을 확대하겠다"며 "표준계약서 도입 기업에는 공공 SW사업 평가 시 가점 부여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수·발주자 간 상생 방안 논의를 위한 협의체 구성(2월), 특별연장근로제 개정 내용 안내·자문, 대체인력 연계 등이 추진된다.

문제는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지난해 2018년 11월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발의된 후 1년 넘게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주 52시간 근무제가 소극적으로 시행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개정안은 공정계약 원칙, SW표준계약서 도입 등 공정거래 환경 조성에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보완책에 포함된 과업심의위원회 의무화 규정도 개정안 제49조의 내용으로, 관련 시행령은 법체처에서 개정 심의 중이다.

정부는 4.15 총선이 가까워지고 있어, 개정안이 이달 중 통과되지 않으면 20대 국회에서는 더이상 무리라는 판단이다. 이에 SW진흥법 개정 전에도 위원회 구성요건 완화, 변경심의 요청 시 위원회 구성, 과업 변경 이후 구체적 후속조치 의무화 등을 별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보완책이 공공 사업에 치중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는데 실제 20억원 미만 공공 사업 수주전에 뛰어드는 중소업체가 많다"며 "점차 민간으로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안 통과와 관련해선 민간 SW협·단체들도 자율적 노력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업계에서는 협회 차원에서 개정안 통과에 목소리를 높여 왔으나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국회가 나서지 않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법률적으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 가능한 보완책을 정부가 다 제시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근로노동법이 워낙 촘촘하게 짜여져 있고, 진흥법 개정은은 국회 계류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몫은 다 했다고 본다"며 "보완책은 법령이 아닌 '고시'(행정규칙)를 통해 제한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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