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주택, 새 먹거리"…시장 선점 나선 신탁사

한지연 기자입력 : 2020-02-06 06:30
면적기준 완화, 분양가 상한제 제외 등으로 수익성 높아져 사업속도 빠르고 조합장 비리 등에서 자유로워...집주인도 선호

한국토지신탁이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모습. [사진= 구글 제공]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며 재건축 조합 대신 신탁사가 시행사 역할을 하는 신탁 방식의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해 대규모 재건축 사업장의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일부 규제가 완화되며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최근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한양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 시행자로 선정됐다. 한양연립은 1985년 준공돼 30년이 훌쩍 넘은 노후단지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과 구의역, 동서울버스터미널, 한강변 입지 등을 고루 갖췄고, 인근에 구의자양재정비촉진1구역이 위치해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다. 5813.9㎡ 규모로 내년 2월 착공에 들어간다.

이 일대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한양아파트 재건축이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지연되면서 주민들이 가로주택정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당초 자체 조합을 추진했으나 빌라 노후화가 심각해지고, 주민들도 재건축 피로도가 높아져 조합설립 없이 재건축이 가능한 신탁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은 2만㎡ 미만의 가로구역에서 공동주택이 20가구 이상이고, 전체 3분의2가 노후·불량건축이면 진행 가능하다. 최근 신탁사들이 관련시장을 기웃하는 이유는 가로주택정비사업 면적이 기존 1만㎡에서 2배 늘고, 특정 요건을 채울 경우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되며 사업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입지 장점이 있는 서울 주요 도심지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의 경우 수익성이 워낙 높은 사업”이라면서 “최근에 정부가 사업 면적 확대, 기금융자, 생활 인프라(SOC)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사업 전망은 더 밝다”고 말했다.

주택 소유자 입장에서도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신탁사 정비사업은 사업시행자 지정동의, 사업시행자 고시, 시공사 선정,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등 5단계를 거쳐 기존 조합설립재개발 방식보다 3단계나 적다. 특히 주민들의 갈등소지가 많은 추진위원회·조합설립 과정 등이 생략되고, 조합장 비리 문제 등에서도 자유롭다.

실제 서울시가 추진 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장 55곳 가운데 신탁방식으로 추진되는 단지는 5곳으로 전체의 10% 정도다. 아직 조합설립인가 중인 단지가 절반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다. 

가로주택뿐 아니라 정비사업장을 장악하기 위한 신탁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도시재생팀을 도시재생본부로 승격했고, 지난해 출범한 신영자산신탁은 올해 도심 낙후 지역을 재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신자산신탁은 가로주택정비사업·도심정비 등 도시재생 사업과 뉴스테이 등 장기임대주택 사업으로 보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도시정비 사업장에서는 이미 신탁사들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과 성수동 장미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을, 한국자산신탁은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광장아파트 재건축 및 신길음1구역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층고 제한 등으로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 분위기가 위축되는 것과 달리 소규모 정비사업은 원활히 추진되고 있다"면서 "신탁방식의 가로주택사업은 용적률 때문에 수익성은 재건축에 못 미치지만 그만큼 사업시행속도가 빨라 주민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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