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號 농협 출범…조합원 중심 지배구조·농가소득 증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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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20-02-0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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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수도권 출신 회장…지난 선거 역전패 딛고 재도전 성공

  •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공론화도 관심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이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오르면서 농협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조합장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지역 조합장들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 농업인 월급제 도입 등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진행한 제24대 회장 선거에서 이성희 회장은 결선 투표 끝에 유남영 후보를 177표 대 116표, 61표 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앞서 아주경제신문이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작년 12월과 지난 1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성희 신임 회장이 모두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경기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 출신으로 첫 경기도 출신 회장이다. 농협 감사위원장을 7년간 역임하는 등 농협중앙회 운영에 밝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대로 공약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면서 "다른 후보의 공약도 받아들여서 협동조합이 올곧게 갈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공약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합장의 권한과 위상 강화 부문이다. 이 회장은 조합장의 3선 연임 제한을 폐지하고, 지역 본부장을 회원 조합장으로 선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또 모든 계열사 이사회 반수 이상을 조합장으로 채워 실질적인 조합장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 농업인 월급제·수당 도입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우리 농업 환경은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를 받는다. 당장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농업계가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따라서 정부와 정책 조율을 통해 소득이 감소할 우려가 있는 농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앙회 조직의 재무 구조 악화, 수익 구조의 편중, 방만 경영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1~3분기 농협 순이익은 2조126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신용사업의 순이익이 소폭 증가했지만, 농식품 판매가 주력인 경제사업은 순손실이 31.5% 급증했다.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 등 고질적 병폐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어떻게 수술할지도 관심사다. 회장 선거 때마다 제기되는 불법·혼탁 논란을 해소하고, 간선제 방식에서 직선제로의 전환 논의도 본격화해야 한다. 이번 선거 후보들도 공약을 통해 이 같은 개선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새 회장은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당선통지서를 받은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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