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업 '중립적'… 대형사 '흐림'‧중소형 '맑음'

[그래프=한국신용평가 제공]

올해 증권업계는 부진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국내외 경기둔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관리 방안 등 비우호적인 사업환경 탓이다. 신용등급은 중립적이나, 잦은 금융 사고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30일 열린 '2020 주요 산업 전망' 간담회에서 "기업금융시장이 확대 추세지만, 부동산PF 건전성 관리 방안에 따른 증권사의 부동산PF 취급이 감소할 것"이라며 "부동산 집중도가 높은 증권사들의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계속해서 부동산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건전성 관리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또 채무보증 취급한도 관리 규율 도입과 채무보증 관련 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부동산PF 대출 확대를 차단키로 했다.

이 연구원은 "부동산PF 건전성 관리방안과 초대형 투자은행(IB), 부동산PF 제외 움직임 등 정책 환경은 수익성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자산관리부문의 성장이 주춤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상품과 대체투자에 따른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다.

채권운용 이익도 1년 전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재발행 선순환 바탕 파생결합증권 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신평은 대형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고위험 투자확대로 자본적정성지표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대형사의 직접투자‧금융상품 관련 리스크도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대로 한신평은 중소형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내다봤다. 대형사 육성 위주의 비우호적인 정책 환경에도 중소형사가 아직 영업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연구원은 "양호한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준 중소형 증권사들은 등급 상향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일부 소형사의 경우 취약한 영업기반의 한계로 고위험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