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초읽기'...유럽의회, 영국 EU탈퇴협정 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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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1-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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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 표준시) 브렉시트 현실화

  • 당장 달라지는 것 없어...전환기 내 미래관계 협상이 관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유럽의회가 29일(현지시간) 브렉시트 마지막 관문인 영국의 EU 탈퇴협정 비준을 마치면서다. 이에 따라 영국은 예정대로  3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2월 1일 오전 8시)를 기해 EU를 떠나게 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3년 7개월 만이자 영국이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합류한 지 47년 만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본회의를 열어 영국의 EU 탈퇴협정에 대한 표결을 실시,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찬성 621표, 반대 49표, 기권 13표였다.

영국에서는 이미 관련법이 의회에서 최종 승인되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가를 받은 상태였다. 이날 유럽의회 비준을 통해 양측이 브렉시트 절차를 사실상 완료한 것이다. 영국은 EU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홀로서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유럽의회 의원들은 눈물과 환호, 축하와 위로를 주고 받으며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의원들은 표결 결과가 발표된 뒤 손을 맞잡고 우리나라에서 '석별의 정'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을 합창하기도 했다.

영국의 EU 탈퇴로 당장 달라지는 건 없다. 탈퇴 후 급격한 변화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마련한 과도기인 '전환기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환기간은 영국의 EU 탈퇴 직후부터 올해 말까지다. 이 기간 영국은 EU 회원국일 때와 마찬가지로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으며, 주민의 자유로운 이동도 그대로 유지된다. 또 영국은 예산 분담을 포함해 EU 회원국의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진짜 변화는 전환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터다. 그 안에 양측은 미래관계를 결정하는 협상을 매듭지어야 한다. 협상 범위가 무역, 안보, 이민, 외교, 교통 등으로 방대한 데다 협상 시한도 11개월밖에 남지 않아 일정이 촉박한 상황이다. 또 양측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만큼 양보 없는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9일 브렉시트를 "실패이자 교훈"이라고 지적하면서 미래관계 협상에서 영국에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1년 안에 모든 협상을 마무리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유럽이 캐나다나 일본과 무역협상을 체결하는 데에는 7년이 걸렸다. 하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환기간 연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말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에 생길 수 있다. 새로운 관계가 정립되지 않은 만큼 사실상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혼란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측통들 사이에서 "진짜 난관은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협상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노딜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파운드가 급락하고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타났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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