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빅뱅] ④ 구현모의 미디어 전략, '고객에 초점 맞춘 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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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20-01-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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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TV 개인화 전략과 콘텐츠 강화로 돌파구 찾나

  • 구현모, M&A 잔뼈가 굵어 '합산규제' 풀리며 언제든 딜라이브 인수 가능성도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심사도 마무리됐다. 유료방송 시장은 1위 KT를 포함해 이제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됐다. KT 계열 점유율 31.3%, LG유플러스 계열 24.7%, SK텔레콤 계열 24.0%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올해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전개될 통신 3사별 미디어 전략을 살펴본다.

 

KT의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는 3월 황창규 KT 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 구현모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정식으로 취임하게 된다. 구현모 CEO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 IPTV(인터넷TV)와 뉴미디어 사업을 총괄했던 이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KT가 진행했던 인수합병(M&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도 맡아왔다. M&A가 트렌드가 된 유료방송 시장에서 구현모 CEO가 어떤 미디어 전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구 CEO는 KT의 IPTV 혁신 전략을 들고나왔다. 이 자리에서 구 CEO는 "이제 1인 가구가 주된 주거 트렌드다. 가구당 시청 시간은 줄었지만 개인당 시청 시간을 합치면 전체 미디어 시장은 커지고 있다"며 "홈 미디어인 IPTV도 개인화에 맞춰 진화해야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콘텐츠 이용의 개인화 추세에 맞춰 KT의 IPTV도 개인화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게 구 CEO의 핵심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 큐레이션 서비스가 있다. KT는 IPTV 가입자 820만명의 VOD 시청 이력과 실시간 채널, 모바일 시청 이력을 심층학습(딥러닝)을 통해 이용자별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기능을 가장 빨리 선보였다.

AI 큐레이션은 1개의 셋톱박스에 최대 4개의 계정(우리집 계정과 개인별 계정 3개)을 만들 수 있도록 해 개인별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IPTV의 개인화 전략에서 찾았다. 구 CEO는 "경쟁사들은 케이블TV 인수에 눈을 돌렸지만, 여전히 다른 방법의 충분한 성장 기회가 있다. 그 답은 개인화"라고 밝힌 바 있다. 

구현모 CEO는 미디어가 여러 사업과 융합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회사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 16일 KT는 조직개편에서 커스터머&미디어 부문과 마케팅부문을 합쳐 커스터머 부문으로 재편했다. 신설된 커스터머부문은 5G(5세대 이동통신), 기가인터넷을 중심으로 유무선 사업과 IPTV, 가상현실(VR) 등 미디어플랫폼 사업에 대한 상품‧서비스 개발과 영업을 총괄한다.

콘텐츠 투자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 CEO는 "KT는 지난 10년 동안 IPTV 사업에 5조 4000억원을 투자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매출을 2배가량 높이고 20조원의 경제성장효과도 이뤄냈다"고 밝혔다. KT는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 디스커버리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목적으로 콘텐츠 공동제작과 유통을 위한 스튜디오 설립 협약을 맺었다. 또, KT스카이라이프는 드라마 '보좌관', '태양의 후예'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앤뉴'에 투자해 지분 9.9%를 취득했다. 경쟁력 있는 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해 콘텐츠 사업의 협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그렇다고 KT가 유료방송 사업자의 M&A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 업계는 구 CEO가 언제든 M&A에 뛰어들 수 있다고 본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후 사후규제안이 확정되면 KT의 딜라이브 인수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M&A가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황근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를 추진하지만, 한국 유료방송 시장은 가입자 확대를 위한 수평적 결합"이라며 "M&A 이후 반대로 유료방송 시장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저가 경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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