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내달 입찰 ‘인천공항 T1 면세점’ 승자 가를 3대 변수는?

석유선 기자입력 : 2020-01-29 08:45
신세계면세점 탑승동 구역, DF3·DF6과 통합 입찰..'울며 겨자먹기' 입찰 운영권 최대 10년 보장, 탈락시 10년간 '공회전'...'신종 코로나' 복병

인천공항 제1터미널 제4기 사업자 입찰 구역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 매출 1조2000억원 규모의 인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점 본입찰이 다음달 시행되면서 업계의 눈치 작전이 치열해졌다.

이번 입찰은 기존 구역을 새롭게 통합한 입찰구역, 중복품목 입찰 금지 등 사업자 선정방식 변경, 최대 10년 운영 보장,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의 참여 여부 등 변수가 많아 실제 입찰자들의 고심이 깊어진 상황.

지난 22일 인천공항공사가 주재한 입찰 설명회에는 이른바 ‘빅3 면세점’뿐만 아니라 신규 면세점 등 총 10개 사업자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달라진 입찰 조건과 변수를 눈여겨 보고 있는 면세점업계의 뜨거운 관심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입찰 흥행 위해 달라진 입찰구역···셈법 복잡한 신세계면세점

29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면세점 입찰 사업권은 총 8개로 각각 대기업 5개, 중소·중견기업 3개가 배정됐다. 이 중 대기업에 배정된 5개 사업권은 서편 구역 DF2(향수·화장품) 1개, DF3·DF4(주류·담배) 2개, 동편 DF6·서편 DF7(패션·잡화) 2개 등이다. 총 대상 면적은 1만1645㎡이며 매장 수는 50개에 달한다.

대기업 사업권 가운데 현재 신라면세점이 DF2, DF4, DF6 등 가장 많은 3개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3년 전 사업권을 한 차례 반납한 뒤 현재는 주류·담배 DF3 구역 한 곳만 운영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패션·잡화 매장인 DF7 구역을 맡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오는 2020년 8월 이후 주인이 바뀌는 탑승동 구역(DF8)의 사업권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각각 주류·담배(DF3)와 패션·잡화(DF6) 구역과 묶여서 입찰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DF3·DF6를 낙찰받는 면세점이 각각 탑승동 주류·담배와 패션·잡화를 동시에 운영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고심이 가장 큰 곳은 신세계면세점이다. 규정상 품목이 같은 사업권의 복수 낙찰이 금지되기에, 현재 패션·잡화를 운영 중인 신세계로선 이번 입찰에서 기존 DF5와 신규 DF6 중 한 곳만 선택해야 한다.

업계는 인천공항공사가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지는 탑승동과 2개 구역을 묶어 입찰을 진행, 가격 흥행을 노렸다고 입을 모은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미 기존 DF5에 상당한 시설 투자를 했고, 2023년 8월까지 안심하던 차에 이번 입찰에 자사의 구역이 포함되면서 울며겨자 먹기로 참여해야 하는 상황. 그럼에도 매출이 적은 탑승동(DF1)을 포기할 명분도 얻은 셈이라, 신세계가 과연 어떤 배팅을 할지 주목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내 신세계면세점을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최대 10년 운영권 보장, 탈락시 10년간 ‘공회전’

이번에 입찰을 받은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오는 9월부터 5년간 사업권을 보장받는다. 그런데 2018년 상가임대차 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이 적용을 받는 인천공항 면세점도 추가 5년 연장이 가능하다.

이는 5년마다 피 말리는 입찰전을 해야 했던 면세점 업계로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 최대 10년간 면세 사업권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번에 입찰권을 획득하지 못하면 향후 10년간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은 언감생심이다.

특히 그간 공항면세점을 품지 못했던 현대백화점으로선 입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업계도 최근 동대문 두타면세점의 사업권을 이어받은 현대백화점이 인천공항 T1 면세점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면세사업은 그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하고,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이 연계되면 시너지가 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면세점은 모두 서울, 부산 등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최종 1곳 선정, 결국 최대 변수는 ‘입찰가’

동시에 5개 구역 사업권이 나오는 터라, 면세점도 신중한 입장이지만 인천공항공사로서도 ‘돈이 되는 장사’를 할 공산이 크다. 때문에 이번 입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입찰가’라는 데 업계 관계자들 모두 이견이 없다.

때문에 사업제안서 60%, 입찰가격 40%의 입찰 평가 비율을 볼때 결국 입찰가격이 최종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가장 매출이 높은 향수·화장품(DF2·현재 신라면세점 운영)의 최저수용금액은 1161억원이다. 지난 2015년 제3기 사업자 입찰 때보다 160억원 정도 높은 액수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사업권별로 1곳의 우선협상자를 선정, 관세청에 올릴 계획이다. 관세청이 최종 승인 심사를 하지만 인천공항공사가 올린 곳이 변경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과거에 복수 사업자를 관세청에 올려, 관세청이 최종 1개 사업자를 선정하던 것에서 변경돼 ‘인천공항공사 파워’가 세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시내면세점 등 여러 입찰을 겪은 업체들의 사업제안서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결국 최종 승자는 가격을 얼마나 높게 써내느냐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불다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우려되면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신라·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 측은 모두 “사업성을 따져 본 후 입찰 참여 여부를 타진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복병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입찰 참가 등록은 다음달 26일 오후 4시까지다. 사업제안서 및 가격입찰서 제출 마감은 다음날인 27일 오후 4시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권별로 평가를 거쳐 최고 득점을 기록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해 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계약자가 관세청으로부터 특허 심사 승인을 받으면 최종 운영사업자로 확정된다. 낙찰된 사업자는 오는 9월부터 영업을 시작, 5년간 특허권을 확보하며 한차례 연장해 10년간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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