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시진핑 방한 앞두고…대중·대북 외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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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박경은 기자
입력 2020-0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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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혐오' 여론 확산…習 방한 외교효과 반감된다는 지적도

  • 북·중 국경 봉쇄…'제3국 통한 개별관광' 구상에도 먹구름

‘개별 관광’, ‘시진핑(習近平) 방한’으로 남북, 한·중 관계 회복을 기대하던 정부의 계획에 복병이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가 그 주인공이다.

정부는 상반기로 예정된 시 주석의 방한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얼어붙은 한·중 관계를 회복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또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관광’을 활용해 남북협력의 공간을 넓히겠다는, 특히 중국을 통한 대북 개별관광 구상을 검토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북·중 간 국경이 잠정 봉쇄됐다. 최악의 경우 사태 수습에 매진하는 시 주석의 방한 연기 가능성, 거세진 ‘중국 혐오’ 분위기 등으로 한·중 소강 국면에 빠질 수도 있다.

◆물꼬 튼 한·중 관계…‘신종 코로나’로 분수령 

28일 외교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에 급증했던 중국 인센티브 방한 관광이 신종 코로나 여파로 연이어 취소됐다.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 등 중국 혐오 여론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특히 한·중 관계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시 주석의 방한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 약 5년 만에 이뤄진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으로 회복 기류를 탄 한·중 관계가 다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이날 베이징(北京)발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로 4월 초 예정된 시 주석의 방일 일정이 연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의 방한은 상반기에 추진하는 것으로 중국과 협의 중이다. 이번 사안과 직접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가 간 약속이기 때문에 (시 주석 방한은)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한국과 중국이 공동 대처할 부분이 있는지 양국 정상이 만나 논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 명의의 생일 축하 서한을 받고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노력을 평가하고 조속한 수습을 기원한다. 우리 정부도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답신을 보냈다.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


◆북·중 국경 봉쇄…‘대북 개별관광’ 설상가상

정부는 남북관계 회복의 핵심방안으로 북한 지역 개별관광에 중점을 두고 ‘제3국을 통한 개별관광’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제3국 특히 중국 여행사를 통해 북한관광 패키지 상품을 신청, 방북하는 방안이다.

물론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 구상에는 ‘북한의 호응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로 북·중 간 관광교류가 전면 중단되면서 대북 개별관광 추진 구상에 또다른 변수가 추가됐다. 가장 큰 문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22일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중단하는 국경 봉쇄 조치를 했고, 북한의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모든 중국 노선을 내달 10일까지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남북협력 관련 사업을) 좀 해보려고 했는데 악재가 터졌다. 설상가상”이라며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적어도 6개월에서 1년간 북·중 간 인적 교류가 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이어 천연 재해까지 북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종 코로나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외교까지 완전히 초토화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완료됐다 하더라도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앞으로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안 가고, 북한 사람들도 중국인 유입에 조심스러워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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