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은행 내세워 푸르덴셜생명 본입찰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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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1-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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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사모펀드 컨소시엄 구성 여부 주목

  • 사실상 KB금융과 2파전 될 가능성 높아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단독 응찰에 포기한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과 사모펀드(PEF)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할지 주목된다. 이 경우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은 KB금융과 '우리은행+PEF'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KB금융과 우리금융과의 싸움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 예비입찰 참가자 가운데 적격 인수후보를 추리고, 다음 달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KB금융을 비롯해 국내 1~3위 PEF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도전장을 던졌다. 대만계인 푸본그룹도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맞붙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우리금융이 응찰하지 않으면서 두 금융그룹 간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로써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의 '키'는 KB금융이 쥐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 KB금융이 얼마를 써내느냐에 따라 인수전의 판도가 갈릴 것이라는 의미다. 비은행 부문, 특히 생명보험사 보강이 필수적인 KB금융으로서도 푸르덴셜생명은 놓치기 아까운 매물이다. 인수 성공 시 신한금융과 벌이는 리딩그룹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시장은 우리금융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우리은행을 앞세워 PEF와 컨소시엄을 이룰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전략적투자자(SI)가 돼 푸르덴셜생명 지분의 일정 부분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여기에는 우리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단번에 자회사로 편입시키기에는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지주사로 전환한 지 1년을 갓 넘은 탓에 아직 표준등급법을 적용받고 있는데,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그룹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표준등급법은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내부등급법에 비해 위험가중자산 평가 시 불리하다.

지난해 초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우리금융이 직접 나서지 않고 우리은행을 앞세운 것도 이 때문이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5월 우리은행을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케 한 후 롯데카드 인수전에 '깜짝' 등판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최종 선정됐다. MBK가 롯데카드 지분의 약 60%, 우리은행이 20%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컨소시엄은 같은 해 10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현재 MBK가 롯데카드 최대주주지만, 향후 MBK가 우리은행에 지분을 팔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금융이 가장 먼저 찾는 매물은 증권사였으며, 보험사 인수는 사실 제일 후순위인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며 내부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푸르덴셜생명처럼 우량급 보험사를 사들일 기회가 앞으로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증권사 인수 의향에 대한 질문에 "당장 (증권사) 매물이 없지 않냐"며 "좋은 매물이 나오면 인수하겠지만, 현재 증권사 인수와 관련한 물밑 작업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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