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새해 첫 해외외교…미얀마 낙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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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1-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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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대일로 우군, 에너지 안보, 인도양 영향력 확대, 경제협력 강화

  • 17~18일 미얀마 방문…아웅산 수치 등과 회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일부터 이틀 간 올해 해외 첫 방문국으로 미얀마를 찾는다.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19년 만에 미얀마를 국빈 방문하는 것이다. 미·중 무역 1단계 합의로 무역전쟁에서 한시름 놓은 중국으로선 새해 벽두부터 주변국 외교에 공들이며 우군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시 주석의 미얀마 방문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우군 확보 ▲인도양에서 전략적 영향력 확대 ▲에너지 안보 확보 ▲경제 협력 강화이라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선 미얀마는 중국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 사업의 중요 파트너다. 시 주석의 방문으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주요 일환인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건설이 속도를 내며 일대일로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은 앞서 2017년 11월 미얀마를 방문한 왕이(王毅) 당시 중국 외교부장이 처음 제창했다. 왕 부장은 “미얀마는 일대일로 건설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중국 윈난성에서 중국-미얀마 국경 도시인 만달레이, 그리고 각각 양곤 신도시와 서부 차우크퓨 항만으로 뻗어 나가는 ‘인(人)자형’ 경제회랑 건설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중국-미얀마를 연결하는 석유·가스 수송관은 물론,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건설하는 것이다.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앞서 시 주석의 미얀마 방문 관련 기자회견에서 "일대일로 협력을 심도 있게 발전시키고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을 개념에서 실질적 건설 단계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의 미얀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차우크퓨 항구 개발 사업 계약 체결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 주석 방문 기간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차우크퓨 항구 개발 사업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래 사업 규모는 70억 달러였으나, 미얀마 정부가 중국에 대한 과다한 부채의존도를 우려해 5분의 1 남짓으로 축소시킨 것이다. 

차우크퓨 항구 개발은 중국으로선 에너지 안보 확보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차우크퓨는 인도양에서 미얀마를 거쳐 윈난성 쿤밍까지 연결되는 중국 송유관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미국의 영향력이 큰 말라카 해협을 통하지 않고도 육로를 통해 중동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차우크퓨 항구를 통해 중국의 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라이벌'인 인도와 미국도 견제할 수 있다. 

알차나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원은 SCMP를 통해 “파키스탄 과다르항, 스리랑카 함파토타 항구, 방글라데시 치타공 항구, 그리고 미얀마 차우크퓨 항구까지, 중국의 항구 개발 사업이 모두 인도의 ‘뒷마당’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인도를 전략적으로 포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동부터 인도양 남중국해를 잇는 거점 항구에 투자해 인도를 포위하는 중국의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이다. 중국은 남아시아 지역 항구 개발 지원 뿐만 아니라 무기도 수출한다. 지난해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가 중국의 주력 호위함을 수입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인도는 물론,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는 미국의 경계감을 불러일으켰다. 

올해로 수교 70주년을 맞은 중국과 미얀마간 경제 협력도 한층 긴밀해질 전망이다. 

쑨싱제(孫興杰) 중국 지린대 공공외교학원 부원장은 홍콩 명보에서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중국·미얀마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한층 더 격상시켜 양국이 일대일로 하에 새로운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양국간 교역액은 135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수출입이 각각 11.6%, 32% 증가한 88억7000만 달러, 46억7000만 달러였다. 같은 기간 중국계 기업의 미얀마 신규 사업 수주액은 47억7000만 달러로, 238.1% 급증했다.  

양국은 '메콩강(란창강)' 협력 매커니즘을 통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메콩강 협력 매커니즘은 중국이 2015년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메콩강 유역 5개국과 공동 창설한 것이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은 메콩강 유역 사업 방면에서 미얀마에 240억 달러 규모의 10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17~18일 이틀간 미얀마 국빈 방문 일정에서 중국·미얀마 수교 7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고, 윈 민 미얀마 대통령,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과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 등과 만난다. 

시 주석은  미얀마 방문 하루 전인 16일 현지 매체에 기고문을 게재해 "미얀마 방문에서 미얀마 친구들과 함께 동포의 우정을 나누고 협력의 대계를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수교 70년의 역사의 새 기점에서 미얀마 친구들과 손잡고 노력해 더욱 긴밀한 중국·미얀마 운명공동체를 구축해 새로운 천년의 '동포' 우정의 새로운 장을 쓰길 바란다"고 전했다. 
 

16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환영하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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