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전쟁] 내전으로 갈라진 리비아 '아랍의 봄'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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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입력 2020-01-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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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East and West."

중동·아프리카 민주화 운동인 이른바 '아랍의 봄'을 주도한 리비아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동서 지역으로 나뉘어 내전을 치르고 있는 리비아는 13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휴전 협정 체결에 실패했다. 동리비아 군부세력 리비아군민군(LNA)이 수도 트리폴리에서 철수하지 않고 후속협상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리비아는 알제리·이집트 사이에 위치한 아랍권 국가로, 이슬람교 수니파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서방국가에 대한 다수의 무장테러 사건 등으로 인해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자국 인권변호사 구금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아랍의 봄'을 통해 42년간 군림해온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붕괴시켰다. 이 사건은 이웃나라 이집트에도 큰 영향을 주며 이슬람권 민주화 운동에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리비아는 카다피 축출 이후 정권을 장악하려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세력 다툼이 벌어지면서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동리비아와 서리비아로 양분돼 내전을 겪고 있다. 현재 서리비아는 유엔으로부터 합법정부로 인정받은 리비아통합정부(GNA), 동리비아는 군부세력인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LNA가 자리하고 있다.

10년째 지속되는 내전으로 리비아 국민에 대한 인권 유린 문제는 심각한 상태다.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넘어가려는 난민들이 안전 조치 없이 불법으로 배를 타고 지중해 연안을 건너면서 매년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내전 초기에는 이탈리아로 향하던 리비아 피란민 600명이 탑승한 배가 침몰해 수백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엔난민기구, 국제이주기구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사이 리비아에서 출발한 난민선이 지중해 연안에서 침몰해 사망한 인원은 최소 7000명에 달한다. 긴급 구조 지원이 필요한 리비아 난민은 130만명에 이른다.

내전으로 얼룩져 꿈을 잃은 리비아 청년들은 '리비아의 자유'를 외치며 "우리는 어느 쪽도 아니다. 리비아는 하나다.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서리비아 GNA와 동리비아 LNA 양측은 14일(한국시간) 다시 한 번 휴전 협정문 체결을 위한 시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리비아에 다시 봄이 올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리비아 정부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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