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전쟁] 중동 청년혁명 이끄는 레바논 '종교정치' 끝낼까?

이소라 기자입력 : 2019-11-06 00:00
레바논이 중동 청년혁명의 중요한 거점이 되어가고 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거리에 몰려든 청년들은 이슬람과 기독교 간 종교분쟁으로 물든 구시대적 정치 시스템을 종식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탈(脫) 종교정치'를 외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 해외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레바논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베이루트에서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대립이라는 당파적 논리에서 벗어난 전문 관료 임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레바논은 '중동의 파리', '종교 박물관', '동서양의 교차로'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만큼 역사적 가치가 깊은 나라다. 인구 600만명 중 95%가 아랍계로 절대적이지만 여타 중동국가와 달리 17개의 종교가 혼합돼 있어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적대적 관계인 이슬람과 기독교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종교적 대립구도는 팽팽한 상황이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대립은 지금까지도 정치·사회·문화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 종교 간 세력다툼으로 촉발된 레바논 내전은 1975년부터 1990년까지 15년간 무려 10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2019년 현재까지도 이스라엘, 이라크, 이란 등과 관련된 민감한 국제정세 속에서 두 종교 세력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종교적 대립을 조율하기 위해 레바논은 기독교계 마론파가 대통령을 맡고 총리와 국회의장은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 담당하는 정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비효율적 정치 시스템은 각 정치세력이 종교 논리에 의해서만 움직이게 만들면서 민생경제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현재 레바논의 청년 실업률은 약 40%에 달한다. 한국의 약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시위를 주도한 레바논 청년들은 사드 하리리 총리의 사퇴에 만족하지 않고 완전한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레바논에 불고 있는 탈(脫) 종교정치 바람은 이웃나라 이란과 이라크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슬람권 우호 정치세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자국 국민들이 자극을 받을 것을 염려한 것이다. 실제 레바논을 시작으로 이란, 이라크, 요르단 등지에서도 청년층의 시위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레바논 청년시위가 2011년 리비아, 예멘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튀니지 아랍의 봄'을 재현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드 하리리 레바몬 총리.[사진=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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