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디폴트 위기 이겨내고 17조 수익 거둔 부동산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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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1-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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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부동산업계 사상 첫 달러 빚 디폴트 '불명예' 안았던 '자자오예'

  • 5년만에 1000억 매출 달성... 中 30대 부동산 기업에 이름 올려

650억 위안(약 10조890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가, 5년 만에 매출 1000억 위안을 달성한 기업이 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자자오예(佳兆業·카이사)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자자오예는 지난해 1152억 위안의 매출을 거뒀다. 처음으로 1000억 위안의 매출을 돌파한 것이자, 중국 부동산 기업 매출 '톱30'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사실 자자오예는 과거 중국 부동산업계에서 최초로 달러 표시 채권 디폴트를 낸 불명예 기업이었다. 자자오예의 업계 30위권 진입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999년 홍콩에서 설립된 자자오예는 중국 부동산 업계 유망주였다. 10년 만에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빠른 성장가도를 달렸다. 2014년 상반기엔 중국 부동산 업계 선두인 완커(萬科)를 제치고 선전시에서 최대 부동산 거래 실적을 달성했다.  3년 연속 신용도 높은 선전 부동산 기업으로 뽑힐 만큼 재무제표도 탄탄했다.

그러나 회사 지분 24%를 보유한 궈잉청(郭英成) 회장이 부패 관리와 연루돼 회사 주식 거래가 금지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에 빠졌다. 결국 2015년 3월, 2017년과 2018년 만기 도래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채 30일 간의 유예기간을 넘기면서 디폴트를 맞았다. 당시 자자오예가 지급하지 못한 이자는 5160만 달러(약 590억원)였고, 국내외에서 끌어 모은 부채는 105억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파산 직전 벼랑 끝에 몰린 자자오예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2016년 중국 핑안(平安)은행, 중신(中信)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의 수혈 덕분이다. 그 중 핑안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조달한 자금만 500억 위안이었다.

중국 당국의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대만구(大灣區) 계획도 수렁에 빠진 자자오예를 끌어올려 준 구세주였다. 웨강아오 대만구 계획은 중국 주장(珠江)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 일대의 광둥성 선전(深圳)·광저우(廣州)·주하이(珠海) 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 경제를 통합하는 ‘메가 경제권’을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 3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 계획을 처음 언급하면서 관련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고, 홍콩에 본거지를 둔 자자오예에겐 호재가 됐다. 대만구에 대거 재개발용 토지를 비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해 회장직에 복귀한 궈 회장은 “자자오예를 반드시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끌어올리며 회사 복구에 전력을 쏟았다. 

이런 노력의 결실은 2018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8년 자자오예의 순부채율은 전년 308%보다 64%포인트 하락한 236%를 기록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191%까지 떨어졌다. 올해 순부채율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큰 폭 낮아졌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자오예가 아직 완전히 위기를 탈출한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황차오웨이(黃焯偉) 안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자자오예의 순부채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안심하긴 이르다”고 꼬집었다. 다만 황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부동산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자자오예가 이 분야에서 활약한다면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자자오예 기업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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