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늘린 반도건설…"한진家 경영권 다툼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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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20-01-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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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분 6.28%서 8.28%로 끌어올려…오는 3월 주총이 관건

[사진= 연합뉴스 제공]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반도건설이 한진칼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단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제2의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을 건설업계 9위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한데 이어 건설업계 13위 반도건설이 제1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3대주주 반도건설은 지난 10일 대호개발 등 자회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한진칼 보유 지분을 기존 6.28%에서 8.28%로 확대했다고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지분 보유목적도 기존 '단순취득'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경영 참여에는 임원의 선임, 해임, 직무정지 등이 포함된다.

반도건설이 보유한 8.28% 지분은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17.29%), 대한항공과 전략적 제휴관계인 델타항공(10.0%)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또 조원태 회장(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등 총수 일가의 개인 지분보다 많다. 한진칼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은 재단 등 특수관계인까지 합해 28.94%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반도건설이 어느 쪽 편에 서느냐에 따라 조원태 현 회장의 연임 여부가 달려있게 됐다. 조 회장 임기는 3월까지로,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돼야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에 이어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의 갈등이 드러나면서 재선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진칼 지분 5.31%를 쥔 이명희 고문을 포함한 가족 4인의 보유지분율이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주요 주주가 어느 편에 서느냐가 관건이다. 현재까지 KCGI는 양측 모두와 손잡지 않는 독자노선, 델타항공은 조원태 현 회장에 우호적인 주주로 분류된다. 따라서 3대 주주인 반도건설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갈릴 수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8일 계열사 반도개발과 대호개발, 한영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5.06%를 확보하며 한진가와 KCGI의 지분 경쟁 구도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인연이 깊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대량 매수하고 나선 것은 의외라는 평이 나왔다.

업계에선 그동안 그룹 우호 세력으로 분류됐던 반도건설이 '남매의 난'을 지켜보며 향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접촉에 나서는 등 캐스팅보트 역할을 본격화하며 몸값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도건설 측은 "이번 주식 추가 매입이 경영 참여 목적이긴 하나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약 반도건설과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늘리고, 총수 일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다면 한진가 분쟁은 갈수록 안갯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 간의 갈등이 나타나자 반도건설이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 간 갈등이 더 커질수록 KCGI나 반도건설 등 외부 자본이 더 개입될 여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건설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시공능력평가 13위의 중견 건설사다. 2000년대 초반 2기 신도시 개발에서 대규모 주택사업을 벌이며 중견그룹 반열에 올랐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에도 계열사를 거느리는 등 지속적으로 사세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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