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 호르무즈 파병 고심하는 문재인 vs 경제시찰 나선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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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1-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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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부 “호르무즈 파병 미정”…정의용, 한·미·일 안보 협의차 미국행

  • 김정은 ‘두문불출’ 예상 깨고 경제시찰…‘정면돌파전·자력갱생’ 강조

한국 외교 당국의 고심이 깊어졌다. 미국과 중국, 주요 2개국(G2) 간 무역갈등·패권 경쟁으로 몸살을 앓은 상황에서 중동발(發) 지정학적 악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란 수뇌부 제거로 촉발된 양국 간 갈등이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한층 고조됐다. 정부는 연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지만,  동맹국인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제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정면돌파전, 대북제재 경제난관 자력 극복 강조에 매진하고 있다. 

◆외교부 “호르무즈 파병 미정”…정의용, 한·미·일 안보 협의차 방미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 입장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통항하는 우리 선박, 우리 국민 보호의 필요성, 해상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의 기여 등을 고려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부처 간에 검토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전날 청와대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중동 정세와 관련해 정부가 연일 관계부처 회의에 이어 대책 회의도 진행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선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지난해 12월 12일에 열린 NSC 상임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결정도 늦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로로,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이 해당 해협을 통해 수송돼 해당 지역의 상황은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한편 정 실장은 이날 한·미·일 3국 안보 고위급 협의를 위해 방미길에 올랐다. 그는 출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한반도 정세와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통한 항구적인 평화정책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서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다른 현안들에 대한 의견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그래픽=연합뉴스]

◆김정은 ‘두문불출’ 예상 깨고 경제시찰…‘정면돌파전·자력갱생’ 강조

한국 정부가 중동정세 악화에 대한 대책 마련에 매진하는 사이 김 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공개행보를 공개해 주목을 받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신년 연례행사인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후 새해 첫 공개활동을 경제 현지지도로 선택, 대북제재 장기화를 ‘자력’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거듭된 압박,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심화에 개의치 않고 지난해 말 조선노동당 제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내용 추진에만 매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북한의 우방국인 이란의 군부 실세가 사망하자, 김 위원장이 외부활동을 꺼리고 당분간 침묵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북한이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를 위협으로 느껴 대미 공세에 신중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2001년)과 이라크(2003년)를 공격했을 당시 각각 25일과 50일간 공개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예상을 뒤엎고 공개활동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찾아 조선노동당 제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정면돌파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 중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 중의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 새해 첫 지도사업으로 이 공사장부터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농도인안비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현대적인 공업을 창설하는 중대한 사업을 철두철미 자체의 힘과 기술, 노력에 의거하여 풀어나가고 있는 것은 당의 정면돌파 사상과 의도에 철저히 부합되는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는 반드시 이런 자력갱생 투쟁에 의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쟁취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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