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 자국 내 미군 철수안 가결…현실화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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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1-0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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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속력은 없지만, 정부 정책 결정에 큰 영향

이라크 의회가 5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군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요인을 폭격해 살해한 것과 관련,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아랍뉴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가결된 결의안에는 "이라크 정부는 모든 외국 군대의 이라크 영토 내 주둔을 끝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그 군대가 우리의 영토와 영공, 영해를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라는 촉구가 담겼다.

결의안은 또 정부의 요청으로 이라크에서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지원하고 있는 국제 연합과 관련, 정부가 폐지하도록 촉구했다.

이라크 의회는 외세를 배격하는 민족주의 성향의 정파와 친이란 시아파 정파가 주도하는 탓에 이날 미국 철수 결의안은 가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로이터는 수니파와 쿠르드계열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시아파 출신 의원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긴급회의에는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도 출석해 지지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라크 의회의 미군 철수 결의안이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이라크 의회의 결의는 구속력이 없어 정부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의원 내각제인 이라크의 통치 체계상 정부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현재 이라크 내 곳곳에서는 미군 5200여명이 IS 격퇴를 위해 주둔하며 현지군을 지원하고 있다. 미군들은 지난 2014년 이라크 정부가 IS 격퇴를 위해 초청한 국제연합의 일환으로서 배치됐다.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PMF) 부사령관을 폭격해 살해하자 이라크 정부는 이에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은 이 작전이 해외에 있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자위적인 조처라는 명분을 강조했으나, 이라크 정부를 무시하고 이라크 영토에서 이라크인을 군사작전으로 살해해 이라크의 분노를 샀다.
 

4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나자프에 있는 시아파 성지 이맘 알리 영묘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와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의 시신을 운구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나자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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