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란 '발등의 불', 트럼프 재선 발목 잡나

윤세미 기자입력 : 2020-01-02 14:29
올해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외교 문제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이란과 북한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민병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습격하면서 배후 이란과 충돌 위험이 높아졌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하면서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했다. 이 중대 현안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라크에서 발생한 미국 대사관 습격 사태는 1일(현지시간) 시아파 민병대 시위대의 철수로 일단락된 분위기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면서 양국 갈등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로 "(이라크 내) 우리 시설에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 이란이 책임져야 한다"며 "아주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안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상 탈퇴 후 양국 갈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이 "머지않아 새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미국을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대화의 여지를 닫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던 대북 성과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친분의 힘'으로 전임자들이 못해낸 북한 비핵화를 해내려던 지난 18개월의 실험이 물거품될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양대 외교 현안의 흐름은 현재 탄핵과 재선을 동시에 직면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가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논란의 외교 결정들이 무위에 그치거나 역효과를 낳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외교 노선을 수정하지 않은 채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대북 정책에서 역효과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외교 정책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미국 내 외교 관측통들 사이에선 이란과 북한과 관련해 미국 외교 정책의 최종 목표를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고 당장 정책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방식이 결국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적지 않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 유인이 다른 이권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동에서 패권을 장악하려는 이란의 야심이나 체제 보호를 위한 유일한 '보험'으로서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얕잡아봤다는 것이다.

미국 외교협회(CFR) 리처드 하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는 외교를 너무 거부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외교를 청했다"며, 양국 모두에 대해 일정 수준의 억제와 제재 완화를 결부시키는 '부분적 또는 과도기적 합의'라는 전통적 방식의 외교가 배척됐다는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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