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주경제 10대 뉴스 – 스포츠] 손흥민, 박항서, '날강도' 호날두, 류현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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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19-12-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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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이외에는 '다사다난'했던 2019년 스포츠계

골프를 제외한 스포츠는 올 한해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유럽에서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활약했다. 아시아에서는 박항서 감독이 60년 만에 베트남 국민들에게 'SEA게임' 트로피를 안겼다. 미국에서는 토론토로 이적한 류현진을 빼놓을 수 없다. 3곳에서 열린 축구 경기도 큰 이슈가 됐다. 답답했던 평양 원정길과 '폴란드 U-20 월드컵' 그리고, 호날두의 노쇼까지. 야구도 한몫했다. '프리미어12'에서는 일본에 충격적인 2전 전패를 당했다. 국내에서도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가득했다. 야구는 두산 베어스가, 축구는 전북 현대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 ‘손세이셔널’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결승부터 70m 드리블까지

박지성(38)을 보고 잠 못 자던 사람들이 이제는 손흥민(27)의 발재간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해외축구에서는 단연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화제다. 그는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UCL) 토트넘 에이스로 활약하며 결승전에 도달했다. 결승 상대는 리버풀. 0-2 분패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토트넘 역사상 첫 결승전 진출에 현지인들은 열광했다. 당시 결승전을 앞두고 한 방송사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지난 12월 7일 손흥민은 번리와의 EPL 16라운드 전반 32분 번리 골대와 70m 떨어진 곳부터 공을 몰고 뜀박질을 시작했다. 토트넘 홋스퍼 진영에서 시작해 하프라인을 넘어 번리 페널티 박스까지 줄곧 내달린 그는 번리 수비수를 따돌리며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전 세계에서 그의 플레이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기쁨도 잠시. 지난 23일 첼시와의 EPL 18라운드에서 상대 수비수의 명치를 발로 차며 퇴장을 당해 3경기 출장 정지를 당하고 말았다.
 

손흥민 70m 드리블 골장면[사진=AFP·연합뉴스]


◆ FIFA 첫 준우승, 대한민국 U-20 팀의 아름다운 도전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에서 한국이 첫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6월 U-20(20세 이하) 대표팀은 ‘폴란드 월드컵’에 출전했다. 한국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5승2패로 결승전에 올랐다. 한국 남자축구 첫 결승전 도달이었다. 상대는 우크라이나. 전반 2분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결국 1-3으로 패배했다.

경기는 졌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확인했다. 이강인(18)은 대회 최우수상인 골든볼(MVP)을 수상했다. 20세 이하인 선수가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이후 14년 만의 쾌거였다. 그는 올해의 유망주 상을 받았고, U-20대표팀 감독인 정정용(50) 감독은 AFC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 ‘無관중, 無중계’ 월드컵 예선, 평양서 29년 만에 열려

관중도 중계도 없는 남북전이 큰 이슈가 됐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0월 15일 북한 평양에 위치한 김일성경기장에서 끝난 북한과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결과 0-0으로 비기며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경기였다. 당초 4만 명이 입장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무관중이 선언됐다. 이후, 중계 역시 북한은 “No”를 외쳤다. 문자 중계도 시스템이 없어서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선수단(선수 25명‧스태프 30명)의 입국만 허용됐다. 한국 취재진의 입국을 불허했다. 촌극 그 자체였다. 대표팀에 대한 도청 이슈도 있었다. 나갔다가 들어오니 커튼이 닫혀 있는 것을 확인한 것.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 박항서, 베트남에 안겨준 60년 만의 SEA게임 트로피

박항서(61) 감독이 베트남에 금메달을 안겼다. 60년 만에 첫 우승이다. 지난 10일 필리핀에서 ‘동남아시안게임’(SEA) 남자 축구 결승전이 열렸다.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수비수 도안 반 하우(베트남)가 두 골을 주장인 도흥중(베트남)이 한 골을 뽑아냈다.

박항서는 경기 막바지까지 선수들에게 투지를 보였다. 3-0으로 이기던 상황에서 후반 76분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퇴장(레드카드)당했다. 선수가 다칠 뻔하자 어미 새처럼 아기 새를 보호한 것. 경기장에서 관중석으로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그는 카리스마를 잃지 않았다. 베트남 응원단은 그런 그에게 “박항서”를 연호했다. 60년 만의 우승으로 박항서는 베트남 ‘영웅’이 됐다.
 

퇴장 당하는 순간 박항서 감독[사진=EPA·연합뉴스]


◆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광주서 첫 개최

국내에서 처음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광주에서 열린 이 대회는 세계 5대 메가 스포츠로도 유명하다. 7월 12일부터 총 31일이란 시간 동안 대회가 계속됐다. 전 세계 194개국에서 75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5개 종목 총 82명이 출전했다. 경영 29명, 다이빙 8명, 수구 26명, 아티스틱 스위밍 11명, 오픈워터 수영 8명으로 구성됐다.

김수지(21)는 박태환(30) 이후 8년 만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그는 한국 다이빙 역사상 최초로 여자 스프링보드 종목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게 마지막이었다. 82명이 출전했지만, 동메달 하나에 그쳤다. 대회 결과 중국이 1위(금16은11동3)로 종합 우승을 거뒀다. 미국은 2위(금15은11동10), 러시아는 3위(금12은11동7)에 위치했다. 한국은 동메달 1개로 크로아티아, 뉴질랜드, 이집트와 나란히 리더보드 최하단 공동 23위에 그쳤다.

◆ ‘2019년 제패’ 두산과 ‘포기는 없다’ 키움

2019 프로야구는 두산 베어스가 가장 빛났다. 시즌 전 양의지(32)의 NC 다이노스 이적과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예고했다. 겨우 중위권을 지켰다.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두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승리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쌓았다. 뚝심이 가히 대단했다. 1위(SK)와 9경기 차로 2위에 있었다.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쭉쭉 이기더니 시즌 마지막 경기인 NC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우승했다.

가을 야구(포스트 시즌)가 시작됐다. LG트윈스가 NC를 꺾었다. 기다리던 키움히어로즈가 LG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키움은 3승 1패로 LG를 누르고 2위 SK 나이츠를 상대했다. 키움의 기세는 끝을 몰랐다. SK를 상대로 3-0으로 누르고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다. 상대는 막강한 두산. 하반기 최강자를 만나서 0-4로 패배하고 말았다. 정규 시즌 두산도 대단했지만, 포스트 시즌 키움은 한 편의 드라마를 썼다.

◆ ‘프리미어12’ 한국야구, 日에 2전 전패 준우승

김경문(61)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1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 결승전에서 3-5로 패배했다. 올림픽 진출권은 확보했지만, 일본을 두 번 만나서 두 번 다 패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결승전에서 대표팀은 1회초 먼저 득점을 올렸다. 이정후(21)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하성(24)이 선제 2점포를 쏘아 올렸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2사 후 김현수(31)가 솔로 포를 작렬했다. 점수는 순식간에 3-0이 됐다. 우승이 보였다. 하지만, 흐름이 뒤집어졌다. 1회말 세이야(일본)가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했고, 2회말 테츠토(일본)가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대표팀 타자들은 침묵했다. 주요 타선이 모두 출루하지 못하고 아웃됐다. 7회말 일본의 하야토(일본)가 쐐기를 박았다. 3-5 역전 참패로 남았다.

◆ ‘날강도’ 호날두, 유벤투스 방한 경기 노쇼

한국이 배신당했다. 지난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이탈리아 축구팀 유벤투스의 친선전이 열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포함한 슈퍼스타들의 한국 방문에 축구 팬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예매했다. 당일 오후 8시에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갑작스럽게 한 시간 지연됐다. 경기 내용은 3-3으로 박빙이었지만, 기다리던 호날두는 벤치를 지켰다.

문제의 시작은 기상악화에 있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가 연착됐다. 이때부터 모든 스케줄이 뒤로 밀렸다. 호날두는 팬 미팅부터 기자회견, 경기, 사인회 등 모든 일정을 패싱 했다. 90분 중 45분을 뛰기로 약속했다는 주최(더페스타) 측과 ‘호날두는 컨디션 때문에 경기를 뛰지 않겠다’고 밝힌 유벤투스 측 이야기는 서로 상반됐다. 결국 고가의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만 바보로 남았다.
 

노쇼한 호날두 (사진 중앙)[사진=연합뉴스]


◆ 류현진, 사이영상 후보부터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까지

류현진(32)에게 2019년은 뜻깊은 해다. 2018년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으로 풀린 그는 LA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QO)를 받아들여 1년간 1790만 달러(한화 207억 9980만 원)에 연장했다. 생명 연장에 성공한 것. 류현진은 2019년 29경기에 등판해 182⅔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전체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로 호투했다. 그는 지난 시즌 사이영상 후보(최종 3위)에 올랐다. 사이영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공동 2위에 올라 가치를 증명했다. 평균 자책점 1위 타이틀도 한동안 지켰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쌓은 류현진은 스토브리그에서 빛을 봤다. 선발투수로 시장에 풀린 그에게 많은 구단이 구애를 했다. 고심 끝에 지난 12월 27일 4년간 8000만 달러(약 930억 원)에 토론토(AL 동부)로 이적했다. 이번에도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힘이 컸다. 트레이드 거부권과 옵트 아웃 불포함으로 특급 대우를 받았다. 캐나다인들에게 99번은 아이스하키 영웅 웨인 그레츠키를 상징한다.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99번을 받았다. 몸 안쪽 꽉 찬 기대감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식에서 류현진[사진=AP·연합뉴스]


◆ 전북의 K리그1 우승과 경남의 K리그2 추락

K리그1 우승은 전북 현대가 차지했다. 전북은 시즌 종료 결과 승점 79점(22승13무3패)으로 울산현대와 나란히 공동 1위로 마무리했다. 우승 향방은 다득점에서 갈렸다. 단 한점이 높았던 전북이 결국 우승했다. 운명의 장난이었다. 시즌 최종전 전북은 강원을 상대로 1-0으로 이겼다. 무승부만 해도 우승이 가능했던 울산은 포항에 1-4로 패배하며 공동 1위를 허용했다. 전북은 구단 최초 리그 3연패와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경남은 K리그2로 강등당했다. 승점 33점(6승15무17패)으로 리그 12팀 중 11위에 머물렀다. 지난 12월 8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이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강등이 확정되자, 관중 한 명이 난입했다. 경남의 코치진도 고성을 지르는 등 심판에게 항의를 일삼았다. 결국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2월 10일 상벌위를 열어 경남에 3000만 원, 김종부 경남 전 감독에게 500만 원의 징계가 결정됐다. 결국, 12월 26일 김종부(54)는 감독직을 내려놨다. 이틀 뒤, 그 자리에는 설기현(40)이 내정됐다. 그는 “내년 1부 복귀”를 목표로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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