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지율 '끝모르는 추락'…조기총선 카드 꺼내나

김태언 기자입력 : 2019-12-26 16:38
도쿄올림픽 전 국면전환용 조기총선 실시 가능성 16개월만에 40% 붕괴…아베 연임 63%가 반대 '장기집권의 피로감'과 '끝나가는 정권' 인식 확대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계속된 지지율 하락에 중의원 조기 총선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50% 전후를 밑돌던 지지율이 한 달 새 10%포인트 이상 주저앉았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20~3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아베 총리가 내년 초 조기총선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1~22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42%)이 ‘지지한다’는 응답(38%)을 앞섰다고 최근 전했다. 아사히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역전되기는 1년 만이다. 앞서 지난 14~15일 실시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도 1년 만에 부정적인 응답이 높게 나왔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집권을 시작한 이후 정치적 논란에도 대체로 지지율 40%대를 유지해왔다. 지난 7년간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40% 이하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베 정권은 지난 9월 참의원 선거 이후 새롭게 내각을 구성했다. 하지만 법무상, 경제산업상 등 주요 내각대신들이 비위 혐의로 잇따라 사퇴한 데 이어 '벚꽃 보는 모임' 스캔들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25일에는 현직 자민당 의원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과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40% 붕괴를 두고 "아베 정권의 심리적 방어선이 뚫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베 정권이 내년 7월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중의원 해산 후 총선을 고려 중이지만 급격한 지지율 하락에 이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 정권 지지율 하락의 최대 요인은 ‘벚꽃 보는 모임’ 스캔들이다. 일본의 한 주간지가 '아베 총리가 정부 예산을 투입한 행사에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 등을 통해 유권자들을 초대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아사히신문의 이번 조사에서도 '벚꽃 보는 모임' 스캔들에 대한 아베 총리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74%나 됐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67%로 높게 나왔다.

현지 주요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해명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지지율이 당분간 쉽게 반등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마이니치는 "각계의 공로자를 초청하는 벚꽃 행사가 특정 지방의원의 지지자를 우대하는 형태로 자민당 지지기반 강화에 활용된 실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역대 최장수 집권 기록을 세운 아베 총리의 연임에 강한 거부감(63%)이 나타났다며 아베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친 자민당 성향의 요미우리신문도 과도하게 늘어난 벚꽃 예산을 지적하며 아베 정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기집권의 피로감'과 '끝나가는 정권'이란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일본의 최장수 총리(재임일수 2887일)에 올랐다. 통상 일본에서는 자민당 대표격인 총재가 내각 총리를 겸임한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세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자민당 총재 임기는 최대 2021년 9월까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유화 논란을 빚고 있는 '벚꽃을 보는 모임'. 아베 총리가 올해 4월 13일 도쿄 도심 공원인 '신주쿠 교엔'에서 열린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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