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노무라 이어 JP모건도...중국 증권시장 노리는 늑대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기자
입력 2019-12-19 10: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JP모건, 중국내 보유지분 과반 이상인 증권사 영업 허가

  • 中, 미국과 무역전쟁 속 금융시장 개방으로 돌파구 마련

글로벌 금융업계 큰손인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가 중국에서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 영업을 시작했다. 미국계 금융회사로는 최초다.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중국은 자국 금융시장 대외개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18일 JP모건이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한 'JP모건증권'의 중국 내 영업을 허가했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JP모건증권은 중국에서 증권 중개, 투자컨설팅, 인수·보증 등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5월 증감회에 증권사 설립을 신청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다만 JP모건의 중국 내 합작 파트너는 공개되지 않았다. 

JP모건은 미국계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실질적으로 경영 지배권을 갖고 증권사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 글로벌 금융회사로는 스위스 UBS은행, 일본 노무라증권에 이어 세 번째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중국은) 우리 국내외 고객들의 중요한 시장"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중국 사업에 투자하고 전력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오래 전부터 중국 자본시장 진출을 모색해왔지만 지분 제한 규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는 중국 현지 파트너와 합작을 통해서만 중국에서 증권사를 설립할 수 있었다. 합작 증권사 지분은 과반 이상 보유할 수 없었다.

JP모건도 앞서 2010년 중국 현지 파트너인 디이촹예 증권과 합작증권사 '이촹모건증권'을 설립했다. JP모건의 지분은 33.3%에 불과했다. 이촹모건증권은 실적이 변변치 못해 결국 JP모건은 지분을 내다팔고 협력을 중단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공세에 맞서 중국이 잇달아 외국계 금융회사에 대한 빗장을 열어젖히며 금융시장 대외 개방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4월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등에 대한 외국인 지분한도를 현행 49%에서 51%로 상향조정한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이어 내년부터는 외국인의 금융 투자한도를 아예 없애겠다고 했다. 원래 2021년 시행하기로 했던 계획을 1년 앞당긴 것이었다.  

이에 외국계 금융회사의 증권업 진출이 이어졌다. 지난달엔 노무라증권이 일본 금융회사로는 최초로 중국에서 지분 51%를 가진 합작증권사 '노무라둥팡국제증권' 영업 허가를 받고 이미 증권 중개, 컨설팅, 자산운용 등 업무를 시작한 상태다. 지난해 11월엔 UBS가 기존에 중국에서 운영하던 합작증권사 지분을 24.99%에서 51%까지 늘리는 걸 증감회로부터 승인받았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8월 중국에서 운영하는 합작증권사 '골드만삭스가오화증권'의 보유 지분을 51%까지 늘리는 방안을 증감회에 신청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4년 골드만삭스가오화증권을 설립했으나 실질적인 경영권은 갖지 못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도 골드만삭스와 마찬가지로 중국 현지 합작증권사 보유지분을 51%까지 늘리겠다고 증감회에 신청한 상태다. 

이밖에 미국 시티은행은 지난 10월 아예 중국 내 합작증권사 지분 33%를 내다팔고 이르면 내년 중에 독자적으로 증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골드만삭스와 UBS 등은 이미 중국에서 수년간 증권사를 운영해 온 만큼 노하우가 있다"며 중국 금융시장 대외개방으로 남들보다 먼저 중국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 증권업뿐 아니라 보험업, 신용카드, 신용평가 등의 서비스도 외국인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외국계 기업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가 외국계 보험사 최초로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지분 100%를 갖는 지주회사 설립을 허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시장 대외개방 조치로 향후 생명보험, 증권, 자산운용, 은행업 등 45조 달러(약 5경원) 규모의 중국 금융시장에서 아직은 미미한 글로벌 기업 점유율이 차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늑대(외국기업)가 몰려오고 있다"며, 이것이 중국 금융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강한 통제와 감시 등 '보이지 않는 장벽'을 우려하기도 한다. 중국 토종기업들이 이미 장악한 중국 금융시장에서 자리잡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중국 금융시장 대외개방(2018년 기준)[그래픽=아주경제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