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사 없이 글로벌 전략 새 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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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12-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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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내년 경영 전략 밑그림을 짜고 위기 대응에 나선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부문별 주요 임원과 해외 법인장 등을 소집해 2020년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16~18일은 수원 본사에서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부문 회의를, 18~20일에는 기흥·화성 사업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회의가 각각 열린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상·하반기 한차례씩 열리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경영전략 논의 행사다. 각 부문장 주재하에 한 해 성과를 돌아보고 내년 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하반기 회의는 사장단 인사 이후 열리는 게 관례다. 올해는 연말 임원 인사가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사장단 인사 없이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연말 사장단 인사가 나지 않고 회의가 열리는 것은 '최순실 게이트' 검찰 수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가 유예된 상태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고, 다음 해 5월 임원 인사를 단행한 뒤에도 12월까지 사장단 인사는 없었다.

재계 관계자는 "큰 틀의 방향과 각 사업부별 전략을 짜 놓으면 향후 인사가 있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대내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다음 플랜을 짜야 한다는 위기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기 인사가 미뤄지는 것은 재판 이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9일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 결심에서 삼성 관계자들이 전원 유죄 선고를 받았다. 지난 13일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두 사건 모두 1심에서 삼성에 불리한 판결이 난 가운데 17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사 일정을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상반기에 축소 진행된 것과 달리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상반기에는 하반기에 비해 작은 규모로 이뤄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참석 인원이 더 적었다. CE의 경우 국내에서 회의를 하는 대신 경영진의 해외 출장 등으로 대체됐다.
 

(왼쪽부터) 김기남 부회장(DS부문), 김현석 사장(CE부문), 고동진 사장(IM부문)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번에 김기남 부회장(DS부문), 김현석 사장(CE부문), 고동진 사장(IM부문) 등 부문별 대표이사가 회의를 주재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통상적으로 전략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올해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회의에선 각 부문별 2020년 사업 계획 전략을 공유하고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암흑기를 보낸 반도체 부문의 경우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업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전망에 기반해 메모리 사업 부문에선 관련 시장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4월 발표한 ‘2030년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선언의 차질 없는 추진도 중요하다.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서 세계 1위 대만 TSMC와 격차를 좁히는 것도 삼성의 과제다. 

IM 부문은 올해 출시한 플래그십 제품과 라인업을 재정비한 보급형 제품의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폰 출시 전략, 5G 네트워크 장비 등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외주 생산 확대 등 비용 절감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CE 부문에서는 8K TV 시장 대응, 프로젝트 프리즘 등 맞춤형 가전, 그리고 프리미엄 가전 등이 두루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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