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미·중 의견 갈려..."北 도발 금지" vs "대북제재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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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12-1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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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래프트 美유엔대사 "北, 도발 피해야" 경고

  • 중국·러시아 유엔대사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해야"

미국 뉴욕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놓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의견이 갈렸다.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멈추라 경고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미사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앞서 미국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 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도발과 관련해 논의해 보자고 제안하면서 회의가 열린 것이다.

켈리 크래프트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를 의장 자격으로 주재하면서 “미국은 한반도에서 점증하고 있는 문제적 상황 때문에 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회의 시작 후 모두발언을 통해서 그는 “지난 1년 반 미국은 북한과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왔다"며 "북한은 우리와 함께하는, 어렵지만 담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크래프트 대사는 아울러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싱가포르 합의를 거론하며 영속적인 평화 구축 등을 위한 북한의 협력을 호소하기도 했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위협하며 제기해온 '연말 시한'에 대해서는 "미국과 안보리는 데드라인이 아니라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사일 도발 가능성에는 거듭 경고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올해 북한이 이십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거리가 어떻든, 이는 지역 안보와 안정을 해치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는 작은 것이라 누구나 쏘는 것이라 괜찮다”고 했던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크래프트 대사는 "북한은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위협하고 있는데 이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우주 발사체를 발사하거나 심지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과 미사일 시험은 북한에 안정을 가져다 주지 않을 것이고 경제적 기회를 성취하게 도와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북·미 협상에 탄력적으로 나설 용의가 있지만, 일정 수위를 넘어서는 도발을 용인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인 셈이다.

관심을 모았던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그간 북·미 관계에 굴곡이 있었다면서 양측이 어렵게 이어온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양국의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장 대사는 미국쪽에 특별히 바란다면서 유연해지고 진정한 자세로 단계적이고 동시에 이행하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안보리는 대북제재 조치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대북제재 결의의 ‘되돌릴 수 있는 조항’을 적용해 조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는 조금 결이 다른 북한의 단계적 해법 요구에 기운 듯한 발언인 셈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중지하는 등 선의의 조치들을 취한 만큼, 제재 완화로 북·미 협상을 촉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지난해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었지만 안보리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조치가 부족했다. 지금 필요한 유일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라며 제재완화론에 힘을 실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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