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 "건축가는 다른 이의 삶을 다루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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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9-12-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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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사진=이로재건축사사무소]


"건축가는 이른바 3D(Difficult, Dirty, Dangerous) 직업이죠. 요즘 별로 인기도 없어요."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은 "건축, 설계는 성직과 마찬가지"라며 "다른 이의 집을 설계하고, 그의 삶을 다루는 일인 만큼 건축가로서의 사명(소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건축가로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말라"며 "다른 사람의 존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승 위원장은 199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건축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세웠다. 대개 건축 분야에서 빈의 입지가 낯설 수 있지만, 합스부르크 왕조가 막을 내리고 '모더니즘'을 일으킨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는 "빈의 예술가들은 마지막 왕가, 즉 보수 전통과 대립하면서 새로운 예술·건축 흐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유학을 가서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고, 건축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건축은 지식인이 하는 일, 사회를 진보시키기 위한 일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오늘날 공공영역에서 활약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승 위원장은 내년 5월 이후 더이상 공직을 맡지 않고, 건축가로서 차원이 다른 걸작을 만드는 데 매진할 계획이다. 

승 위원장은 "결코 위원장직을 연임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건축가의 나이가 60~70세일 때 걸작이 많이 탄생한 만큼 스스로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물론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이루어지길 바라는 현안도 있다. 그는 "위원장으로서 건축 시스템을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어 기뻤다"며 "현재 계류 중인 건축법 개정안, 공공건축 특별법 제정안, 건축사법 개정안 등이 이번 정기 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2회째인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를 만든 성과도 빼놓지 않았다.

승 위원장은 "도시는 국가보다 먼저 만들어졌고, 생명력이 길고, 포용적인 개념이지만, 도시가 중심이 된 비엔날레는 많지 않다"며 "이런 차원에서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가 건축 분야에서 전 세계 도시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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