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쇄신]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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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안준호 기자
입력 2019-11-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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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금 사회주의 논란은 기우다”

[국민연금공단]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선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나 연금 사회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8일 금융투자업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9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최종 확정한다.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스튜어드십코드의 후속 조치다.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임투자를 강화하고, 개선이 부족한 기업에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까지 고려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주주권 행사 사유인 중점관리사안에는 △기업의 배당정책 △임원 보수한도 적정성 △횡령·배임 등 법령상 위반 우려 사안 △지속적인 반대의결권 행사가 포함됐다.

중점관리사안의 경우, 비공개 대화와 비공개 중점관리기업 지정, 공개 중점관리기업 지정, 주주제안의 네 단계로 추진된다. 각 단계마다 기업에 개선을 요구하는 대화 전략이 이뤄진다.

'법령상 위반 우려'와 '지속적 반대 의결권 행사'의 경우, 마지막 주주제안 단계에서 이사 해임까지 요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ESG 측면에서 기업에 개선을 요구하면, 장기적으로 연금 수익률을 높이고 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코드 센터장은 “이사 해임의 경우 대화와 개선을 위한 여러 단계의 제안을 거쳐 최종적으로 시행하는 수단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 법무법인 참 변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의 경우 중점관리 기업에 오른 기업들의 주가가 -30%에서 15.4%까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개입이 배당 증가 등의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서스틴베스트 보고서를 보면 국민연금이 투자하지 않은 기업보다 지분 5% 이상을 확보한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55% 이상 높았다. 다만, 주주권 행사의 수준과 절차의 적절성 문제로 기업 경영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사 해임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상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주주권 행사가 얼마나 의미를 가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5%룰이 완화될 경우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 상장사협의회 측은 "우리나라는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5%룰 제도가 지켜져야 한다"며 "일반 기관투자자의 경우 중요한 배당 결정에 대한 주주제안을 보고의 제약 없이 행사하게 되는 부당한 상황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주권 행사 방향과 내용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기금운용위원회가 최종 결정하는데, 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결국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초기부터 불거졌던 연금 사회주의에 대한 우려도 이런 시각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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