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침체 속 'IPO 대어' 우정저축은행 상장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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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1-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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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부터 공모주 청약…중국 본토서 9년만에 최대 IPO

  • 중국증시 거래량 저조, 투자열기 침체 속 도전 직면

중국 9년 만의 'IPO 대어' 우정저축은행의 중국 증시 상장에 '먹구름'이 꼈다. 중국 증시 침체 속 앞서 상장한 기업들이 줄줄이 초라한 데뷔전을 치른 탓이다.

28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우정저축은행이 내달 상하이 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이날부터 공모주 청약에 돌입했다. 

공모가는 5.5위안으로, 모두 51억7200만주를 발행한다. 초과배정(원래 계획한 물량보다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할 수 있는 선택권, ‘그린슈’ 라고도 불림) 옵션도 행사한다. 중국 증시 사상 네 번째로 행사하는 그린슈 옵션이다. 앞서 중국 증시에선 공상은행(2006년), 농업은행(2010년), 광대은행(2010년)이 그린슈 옵션을 행사했다.

그린슈 옵션 행사로 우정저축은행 주식 발행량은 최대 59억4800만주까지 늘어날 수 있다. 자금조달 규모도 284억4600만~327억1400만 위안(약 5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 들어 글로벌 시장을 통틀어서는 알리바바, 우버, 버드와이저 이후 네 번째로 큰 IPO 대어다. 중국 증시에선 2010년 이후 약 9년 만에 최대 IPO가 된다. 

하지만 시장의 열기는 그닥 뜨거워 보이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최근 중국 증시 침체 속 투자자들의 중국 본토주식에 대한 흥미가 줄고 있다며 우정저축은행 상장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부터 중국 증시에 신규 상장한 36개 기업 가운데 7곳의 주가는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바로 지난 26일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한 절상은행(浙商銀行)은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0.6% 상승하는 데 그친데 이어 둘째 날에는 5% 가까이 급락했다. 

장량칭 루이썬 자산운영 베이징주재 매니저는 "주식으로 돈을 벌 기회가 희박하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며 "신규 상장이 실패하는 게 점차 보편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만큼 중국 증시가 부진한 탓이다. 실제로 현재 상하이·선전증시 거래량은 3월 최고점 대비 71% 급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8월 들어 현재까지 상승폭은 2%도 채 되지 않는다. 지난달 중국증시 신주 거래계좌 수는 9월 대비 18% 감소하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거서우징 루스금융연구소 주베이징 주재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투자자들은 증시가 당분권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시가 추가 하락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진단했다.  우정저축은행의 IPO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양더룽 첸하이카이위안 기금 이코노미스트는 "우정저축은행은 대형주로, 현재 시장환경 속에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며 "시장 거래량이 저조하고, 유동성도 부족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톈펑증권은 우정저축은행 주가 앞날을 밝게 점치며 향후 6개월간 합리적 주가 구간을 공모가보다 20~30% 높은 6.59~7.25위안으로 잡기도 했다. 

우정저축은행은 이미 홍콩증시에 상장됐으며, 이번에 중국 본토증시에 재상장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국 본토은행들은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에 동시 상장하고 있다. 공상은행·농업은행·건설은행·교통은행·중국은행 등 중국 5대 상업은행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6년 9월 홍콩 증시 IPO를 통해 모두 74억 달러 자금을 조달한 우정저축은행은 그해 글로벌 증시 'IPO 대어'로 손꼽혔다.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세계 최대 규모 IPO였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 우정저축은행 총자산은 9조5200억 위안으로 중국 상업은행 중 6위를 기록했다. 대출·예금총액은 각각 4조2800억, 8억6300만 위안으로, 각각 6, 5위에 올랐다. 올 들어 총자산은 10조 위안도 돌파했다. 
 

[우정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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