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분양 러시 덕은지구…"자족기능 등 빼어나" vs "서울 접근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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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19-11-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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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지 중개업소 "지축ㆍ수색증산·가재울 등 대체상품 비교해야"

지난 22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덕은지구 현장 전경[사진 = 김재환 기자]


"디지털 미디어 시티(DMC)가 있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길 하나를, LG 등 대기업 R&D(연구개발)센터가 밀집한 마곡지구와 한강을 각각 사이에 두고 있어서 앞으로 주거환경과 자족기능이 빼어난 곳으로 주목받을 겁니다."

"현재 상태에서 보면 대중교통 여건이 워낙 좋지 않고 앞으로 특별한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도 없어서 인근 상암 빼면 서울 접근성 의미가 없죠. 또 대대적인 주변개발이 예정돼 개발지역들이 수요를 빨아들이면 상대적으로 이곳의 집값 상승 여력은 한계가 있다고 봐요."

25일 갑자기 몰아친 한파에 한강으로부터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까지 더해져 한겨울 쌀쌀한 기온을 체감하며 찾은 경기 고양 덕은지구 인근 현지 중개업소들의 반응은 이처럼 크게 엇갈렸다. 

고양 덕은지구는 DMC로 상징되는 마포구 상암동과 개발이 마무리단계에 있는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한창 개발 중인 은평구 수색·증산 뉴타운, 3기 신도시 조성 예정지로 가장 규모가 큰 고양 창릉지구, 현재 조성 중인 고양 향동지구 등과 가깝다. 

고양 덕은지구는 총 면적 64만6000여㎡로 4815가구가 들어서는 도시개발지구로 인근 옛 국방대학원 부지의 아파트 등 주거시설 개발(2400가구)까지 이뤄지면 약 7500가구 규모의 신흥주거지로 거듭난다. 

한강을 걸어서 이용할 정도인 이곳에 지난 7월 '대방노블랜드'가 첫 분양에 나섰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1순위 청약경쟁률 평균 6.3대 1을 기록한 후 최근 아파트 및 주상복합 오피스텔 분양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중흥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지난 22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중흥 S-클래스'와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에코' 분양에 나섰다. 29일엔 아이에스동서가 주상복합 아파트 '에일린의뜰'을 선보인다. GS건설도 3개 지구를 확보하고 분양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 다수는 1순위 청약 자격이 있는 고양시 거주자의 경우 고양 지축지구 새 물량과 분양권뿐만 아니라 서울 내 수색증산·가재울 뉴타운 입주권 등 주변 대체상품과 장단점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대체로 "덕은지구 분양 단지 상품성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서울과 인접한 한강변 입지에다 저렴한 분양가로 나오는 공공택지 물량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불편한 대중교통 여건과 불투명한 집값 상승 여력 등 단점이 명확하다는 얘기다.

다만 7000가구 규모 공공택지지구가 만들어지는 만큼 교통여건이 개선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에서 상품성을 높게 보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고양시와 서울시에 따르면 덕은지구 내 대중교통으로 기존 버스노선 연장 또는 신설, 서부 광역철도인 부천 원종~서울 홍대선 덕은역 신설계획이 검토되고 있지만 각각 한계점도 분명한 상황이다.

버스의 경우 상암동과 맞닿은 덕은지구 초입에서만 서울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15~20분이 걸린다. 상암 업무지구 외 출·퇴근이나 서울 도심 접근성은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원종~홍대선 용역 타당성 검토는 지난 9월 시작돼 다음달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2013년부터 타당성 검토와 중단이 반복돼 온 만큼 사업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다.
 

원종~홍대역 철도 구상안[사진 = 고양시]


윤소윤 한승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불편한 교통과 부족한 학군에 서울과 비슷하게 높은 분양가, 집값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볼 때 상품성이 높지 않지만, 고양시 거주자들에게 그나마 나름의 장점이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덕은지구와 함께 검토해야 할 지역으로는 같은 고양시인 지축지구 새 분양물량과 분양권, 서울시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및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입주권이 꼽혔다.

우선 지축지구의 경우 현재 거의 모든 택지의 분양이 끝난 상태지만 ‘지축역 센트럴푸르지오’ 맞은편 B-5 블록과 A-2 블록 두 곳에서 공급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B-5블록에는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 343가구를 일반에 공급하며 A-2에는 LH가 593가구를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공분양한다.

분양권을 보면 84㎡ 기준으로 지축역 센트럴푸르지오와 반도유보라가 층별로 7억~8억원 초중반대에 올해 말부터 등기 후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4억~5억원에 프리미엄 3억~4억원이 붙은 가격이다.

같은 평형으로 덕은지구 분양가와 비교해보면 덕은 대방노블랜드(5억5000만원~6억4000만원)나 덕은 중흥S클래스(5억8000만원~6억1000만원)와 비교해 1~2억원 비싸지만 입지상 집값 상승여건이 높은 장점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축역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덕은지구가 대중교통이 어떻게 될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분양권 거래나 새 물량 문의가 많이 온다"며 "아무래도 지하철 3호선 역세권인 지축지구가 고양시 중에서 서울 접근성이 가장 좋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 거론된 수색증산뉴타운과 가재울뉴타운은 도심 접근성이나 우수한 대중교통·교육여건에 따른 집값 상승 여력 등에서 이점이 있다.

다만 덕은지구와 비교해 최소 2억원에서 최대 4억원가량 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점은 문제다. 양 뉴타운의 입주권(조합원분양가+웃돈)은 현재 59㎡와 84㎡가 각각 8억원 중반대와 10억원 초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장예진 성실공인중개사 대표는 "만약에 덕은지구에 계획대로 교통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덕은지구 청약에 도전하는 게 현명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상품성이 좋은 (수색증산·가재울) 뉴타운 분양권 또는 입주권 매입이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덕은지구 위치별 주요 분양단지 현황[자료 = 각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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