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 아시아나 매각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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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11-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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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원태 회장 "운송업 외에는 관심없다. 정리할 사업 정리하겠다"

대한항공 등 운송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진그룹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그룹의 주력 사업에 매진함으로써 위험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재정비에 들어가면서 업계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항공운송과 항공기 제작, 호텔을 포함한 여행 등 주력 사업을 제외하고는 정리할 것들이 있다”고 밝혔다.

인수·합병(MA&) 등 신규 사업 진출도 일단 보류한다. 조 회장은 “운송사업과 여기에 관련된 사업 외에는 관심이 없다”며 “있는 것도 지키기 힘든 환경인 만큼 추가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그룹 수장이 보수적인 경영 계획을 직접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업계에 주는 충격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현재의 위기상황을 공유하고 돌파구를 찾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일본의 경제도발 등 대내외적 상황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며 “대한항공도 빨리 재무구조를 개선해 대응하려고 한다”고 직접 언급했다.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회사의 재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되면 국내 항공업계의 지형 변화는 불가피하다.

조 회장이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악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한진그룹의 체력이 이미 바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179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0% 넘게 줄어든 수치다. 진에어 등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마찬가지 상태다. 진에어의 경우 지난 3분기 13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봤다.

한진그룹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2021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은 “항공업이 경기보다 6개월 선행한다”며 “(항공업계의 흑자전환은) 2021년 초 정도는 돼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 4월 별세한 선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게 수여되는 '2019년 밴 플리트상'을 대신 받기 위해 18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뉴욕을 방문했다. 밴 플리트상은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고인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현지시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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