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평화통일 국제포럼] 세계 6개국 석학, 평화통일 위한 남북 교류협력 필요성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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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임봉재 기자
입력 2019-11-0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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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차 해소, 다양한 접촉 등 교류협력 강조'

한국의 평화통일 위한 남북 교류협력 제언을 듣고,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전략을 논의하는 ‘2019 의정부 평화통일 국제포럼’이 5일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아일랜드캐슬에서 열렸다.

경기 의정부시가 주최한 이번 포럼에 참석한 6개국 석학들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의 교류협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전략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교환했다.
 

다니엘라 뮌켈 전 독일 하노버대 교수가 ‘분단과 통일 전과 후의 서독과 동독 및 통일 후 과거사 정리 작업’에 대한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임봉재 기자]


◆ "통일 독일, 동·서독 격차 강조로 퇴색"

다니엘라 뮌켈(Daniela Münkel) 전 독일 하노버대 교수는 “베를린 장벽 붕괴란 행운의 순간은 통일 독일의 합일성 보다 동·서독 격차가 더 강조되는 논의들이 대두되면서 퇴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뮌켈 교수는 “구 동독 주민들이 통일 독일에서 삶의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2등 시민으로 전락한 느낌에서 비롯된 정신적 문제가 관건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1990년 통일 후 체제 전환과정에서 초점은 구 동독의 과거사 정리 문제로 맞춰졌다”며 “이 때문에 구 동독 주민들의 삶은 경시되고 감춰지는 느낌에 빠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독일의 서·동독, 남·북한 통일 과정에서 격차 부문은 중요하며, 격차의 인정과 균형·조화 등은 고려해야 할 중요한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독일은 아직까지도 구 동독 공산당 독재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문서 작업을 하고 있다”며 “구 동독 시민들은 개인적으로 문서 파일에 접근해 자신의 역사에 대한 해명을 찾아 화해를 할 수 있었고, 구 동독 공산당의 불법적 처사에 대한 사후 법적처리도 가능했다”고 전했다.

뮌켈 교수는 “공산당 정권의 비밀 문서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법 규정은 세계 독재정권을 경험한 국가와 사회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며 “올바른 과거사 정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랜 디엡 탑 베트남 하노이대 교수가 ‘베트남 통일 프로세스와 변화’에 대한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임봉재 기자]


◆ “베트남은 상황에 빠르게 적응했다”

트랜 디엡 탄(Tran Diep Thanh) 베트남 하노이대 교수는 “베트남은 통일을 위해 국가·지역 차원 모두에서 법률시스템, 경제정책, 국가조직체를 변경해 상황에 빠르게 적응했다”고 말했다.

탄 교수는 “베트남은 장기적인 통일 프로세스를 거쳤다”며 “프로세스는 20년 넘는 시간이 걸렸고, 군사 작전부터 평화·통일 협상 단계, 정치·경제 확립, 도이 머이(Doi Moi) 개혁까지 4단계”라고 요약했다.

탄 교수는 “1975년 북 베트남이 춘계대공세로 알려진 결정적 군사작전을 통해 베트남을 통일시킨 후 남 베트남 대표단과 군사적, 정치적 통일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또 “새롭게 구성된 국회는 새로운 헌법을 통과시켜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명명하고, 국가 전체의 정치, 경제적 기반을 설정,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탄 교수는 “1986년 큰 변화를 겪게 되는 시장 지향적 경제개혁을 시작했다”며 며 “정부는 농촌지역에서 집단화를 종료하고, 농작물을 자유시장에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경제 쇄신을 통한 통일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1990년대 들어 다부문 경제구조 및, 국민소유 등에 기반한 다양한 형태의 생산·기업 조직을 갖춘 사회주의 중심 시장 경제정책을 따랐다”고 덧붙였다.
 

자오커진 중국 칭화대 교수가 ‘중국 공공외교 모델과 미래’에 대한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봉재 기자]


◆ “중국, 공공외교 특성 보다 많이 반영할 것”

자오커진(趙可金) 중국 칭화대 교수는 “중국이 국제사회와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공공외교에 특성을 보다 많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오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중앙외교회의에서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중국 외교의 새 모델은 중국적 특성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다른 국가와는 다른 중국 특징, 스타일, 정신을 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 공공외교는 문화적 자신감에 좀 더 주의가 집중될 것”이라며 “중국은 앞으로 수십년 간 문화 자신감에 기초해 세계 발전과 초국가적 거버넌스에 많은 이니셔티브(주도권)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의 지혜와 공공재를 세계에 제공하는 ‘중국 계획’이 늘어날 것”이라며 “평화로운 개발과정을 지켜나가고, 국제관계에 대한 새로운 모델, 인류를 위한 미래공동체 건설을 장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브릭스 국가들과의 신개발은행, 실크로드펀드 등이 중국 계획의 주요 파생물”이라고 덧붙였다.

자오 교수는 “중국이 점차 중앙 무대로 접근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중국에 대한 선호와 관계없이 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며 “중국 공공외교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조화롭게 통합되고 새로운 유형의 국제관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도토모 테츠 일본 니혼대 교수가 ‘일본에서 본 한반도의 두 나라’란 주제의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임봉재 기자]


◆ “경기북부 가까운 도시, 경제협력 실현 가능”

사도토모 테츠(Sadotomo Tetsu) 니혼대 교수는 “한국과 북한이 향후 통일할 전망이 보인다면 한국 경기북부 38도선에 가까운 도시에서 다른 도시 보다 이른 교류와 경제협력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사도토모 교수는 “중국과 북한은 수교 70주년을 맞아 최근 접경지역에서 축하 분위기가 가득했다”며 “북한이 핵심험을 지속해 북·중 관계가 냉각된 시기에 볼 수 없었던 광경”이라고 전했다.

사도토모 교수는 “접경지역은 미래의 교류를 향한 계획이 앞서 나아가는 장”이라며 “동시에 계획만 있으면 분위기가 고조돼 곧바로 실행 가능한 환경에도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이 서로를 이용해 윈-윈 관계를 만들어 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도토모 교수는 “경제교류도 비즈니스 환경도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도토모 교수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한국 투자가들이 북한 부동산에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남북정상회담이 3번 열렸고, 북한이 경제개방의 신호를 세계에 보냈다고 하는 것이 그 근거였다”고 강조했다.

사도토모 교수는 “접경지역에서 비즈니스 활동이 일찍 개시돼 시대의 선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중국과는 달리 한국과 북한은 동일민족이기 때문에 가능한 윈-윈 관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롤랜드 윌슨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가 ‘평화로운 공존과 통합을 향한 교류 및 체계적인 접속 : 갈등 분석 및 해결 관점’에 대한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임봉재 기자]


◆ “남북한 통일·평화 새로운 희망 생겨”

롤랜드 윌슨(Roland B. Wilson)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남북한 간의 통일과 평화에 새로운 희망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윌슨 교수는 “새롭게 나타난 낙관론은 남한의 새로운 손 내밀기와 참여 정책 덕분”이라며 “평창올림픽에서 시작됐고, 남북간 및 북미간에 열린 수차례의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희망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나 이러한 모멘텀에는 오래기간 이어진 분단에서 기인한 뿌리깊은 난관이 존재한다”며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선 난관이 완전히 해결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윌슨 교수는 “남북 사이에 존재하는 준거틀과 자폐적 적대감을 변화시키고자 의미 있고 지속적인 접촉과 참여, 양방향 개방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며 “성공적인 방법이 되려면 각 당사자 위치 또한 긍정적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남북한은 각국의 국민을 포함해 자신들의 입장이 상대적으로 완고한 편이며, 남북관계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며 “양측이 긍정적으로 입장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유일한 방법은 다양한 수단을 통한 접촉”이라고 강조했다.

윌슨 교수는 “북한에 양질의 접촉(HQC)를 진행하면 굉장히 긍정적일 것”이라며 “구성원 간 동등한 지위, 공유하는 또는 공동의 목표, 목표를 위한 경쟁을 배제한 그룹 내 협력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윌슨 교수는 “북한과 남한, 북한과 미국 간 문제를 복잡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에 대한 해법으로 대사관 및 문화센터, 학술회의 및 워크숍, 교육·문화, 순수예술 및 스포츠 외교 등의 교류를 제안했다.
 

장인봉 신한대 교수가 ‘평화통일특별도 설치의 논리와 추진전략’에 대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사진=임봉재 기자]


◆ “평화통일시대 대비,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장인봉 신한대 교수는 “경기북부를 경기도에서 분리, 새로운 특별도로 제정해 평화통일시대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과 지방분권정책 확대 추세에 맞춰 경기북부에 평화통일특별도를 설치할 경우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장 교수는 “남북한의 통일과정에서 국제사회, 국내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남북교류와 통일과 관련한 차별화된 분권기능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특별자치도로서의 권한과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그동안 경기북부는 수도권발전에서 소외돼 온 반면 팽창억제를 위한 각종 개발제안 규제는 경기남부 보다 더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며 “지역 낙후성을 극복하고,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선 독자적인 행정주체가 필요하고, 이에 분도를 통한 평화통일특별도 설치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장 교수는 “평화통일특별도를 설치해 통일의 거점지역으로 발전될 경우 동북아 및 세계사의 중심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현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제고는 물론 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 평화의 상징지역이자 실질적인 공론의 장이 형성될 수 있는 지역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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