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이란 최고지도자 아들 포함한 '이너서클'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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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11-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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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대사관 점거 40주년 기념일에 맞춰 제재안 내놔

  • 테헤란에선 점거사건 기해 반미집회..."미국에 죽음을"

미국 재무부가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사건 발생 40년 주년 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을 포함한 측근 정권 핵심인사 9명과 기관 1곳에 대한 제재를 전격 단행했다.

제재 부과 대상에는 이란 사법부 수장이자 성직자 출신 정치인 호자톨레슬람 에브라힘 라이시,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비서실장인 아야톨라 무함마디 골파예가니, 하메네이의 오른팔로 불리는 바히드 하그하니안 등이 포함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제재는 이란의 최고지도자의 불안정화 정책을 이행하는 선출되지 않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며 “이들은 과거 1983년 베이루트 미국 해병대 막사 폭사 사건과 1994년 아르헨티나 유대인 센터 공격 사건, 민간인 살해와 탄압 등 악의적 사건들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재안은 1979년 이란의 반미 강경파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고 외교관과 직원들을 억류했던 ‘미국 대사관 점거’ 40년째가 되는 날 맞춰 나왔다. 당시 강경파 대학생들은 미국이 이란 내정을 계속 간섭하려 한다는 이유로 미국 대사관을 점거해 미국인 52명을 444일 동안 인질로 억류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1980년 이란과 단교하고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이날 테헤란 등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반미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란 내 강경파들이 이끈 이번 시위에는 이란인 수천 명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테헤란에서 학생 대표단과 만나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과의 협상을 문제 해결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은 절대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인과 협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제재는 하메네이와 이란의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는 해석이다. 로이터는 이번 제재는 하메네이를 옥죄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가해온 대(對)이란 최대 압박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도 로이터에 “이번 제재는 하메네이의 ‘이너서클(핵심세력)’에 더 많은 제약을 가하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제재 부과 대상에 미국이 통제하는 모든 재산 또는 이익을 차단한다.

재무부의 이날 제재와 별도로 국무부는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구금 장소 파악 및 송환 등에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20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10여년 전 실종된 전직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로버트 레빈슨, 사업가 시아마크 나마지 등이 그 대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정권이 실종되거나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민들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다시 가족들 품에 안길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 '미국 대사관 점거 40주년'을 맞아 반미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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