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추천도서 큰 반향... ‘총수들 경영철학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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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11-0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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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부회장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마세요'로 소통 강조

  • 최태원 SK 회장 '굿라이프'... 사회적 가치 실현 그룹 과제 보여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추천 도서가 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총수들이 추천한 책은 국내 산업을 이끌어 가는 경영자들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매개체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의 철학이 경영에도 접목되면서 해당 기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잣대 역할도 하고 있다.

◆ 정의선 부회장, 소통 중심 혁신 엿볼 수 있는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한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가 서점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청년 43인이 청년들을 대신해 자신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기성세대에게 털어놓은 책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현대·기아차 등 임직원 약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이 책을 추천한 바 있다. 소통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날 정 부회장은 책 내용 가운데 기성세대들이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들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느끼는지 궁금하다"며 "이런 것들이 회사 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 부회장이 그룹의 혁신을 위해 소통을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실제 그는 현대차그룹을 가장 보수적인 조직에서 가장 유연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전 계열사 임직원 직급 간소화 △복장 자율화 △종이 결재 폐지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출판사 '산과글'은 때아닌 호재로 함박웃음 짓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해당 도서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5400권을 통으로 구매해 갔으며, 유통사들도 추가 주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 부회장의 생각과 비전을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인 만큼 사려는 사람이 많다"며 "갑자기 주문량이 늘어서인지 책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 핵심 보여주는 ‘굿라이프’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행복토크'에서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굿라이프'라는 책을 직원들에게 추천 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행복토크는 최 회장이 계열사별, 직급별 300명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묻는 행사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가장 큰 과제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꼽고 있다. '구성원의 행복'을 사회적 가치 실현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는 그가 임직원에게 굿라이프를 추천한 배경이다. 이 책은 모든 개인의 관점에서 행복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책을 통한 경영철학 공유는 평소 쉽게 할 수 없는 총수들과 임직원의 좋은 소통 수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2016년 임직원들에게 '요즘 읽고 있는 책'이라며 'IBM, 창업자와 후계자(Father, Son & Co)'를 추천했다. 1990년 미국에서 출판된 토머스 왓슨 주니어 전 IBM 회장의 자서전이다.

IBM은 시의적절하게 사업구조를 바꾸는 데 성공해 최고의 하드웨어 기업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로 거듭난 회사다. 삼성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이 부회장의 비전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기존 '메모리반도체 강자'를 넘어 '종합반도체 패자'로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기업의 미래도 총수들이 읽는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며 "실제 최근 주요 그룹 수장들이 임직원에게 추천한 책들도 해당 기업의 색깔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대중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겸한 번개 '행복토크'를 열고 구성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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