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사건에 시위 촉발, 총리 사퇴까지… ‘왓츠앱’은 골칫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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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10-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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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 NSO 해킹혐의 제소...레바논에선 '왓츠앱 혁명' 13일만에 총리 사퇴

스마트폰 메신저 왓츠앱이 세계 곳곳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주범’이 됐다. 왓츠앱 자체적인 문제라기보다 왓츠앱이 다수 국가에서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다.

◆이스라엘 보안업체, 왓츠앱 해킹 혐의로 기소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은 이날 이스라엘 정보보안업체인 NSO그룹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자사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고, 1400여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을 해킹했다는 이유에서다.

페이스북은 NSO가 왓츠앱의 영상 통화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다수의 모바일 기기에 악성코드를 심어 메시지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외교관, 반체제 인사, 언론인, 고위 정부 관계자들의 스마트폰을 해킹했다고 주장한다.

왓츠앱의 윌 캐스커트 대표는 “컴퓨터 사기 및 남용방지법 등 미국 법에 따라 NSO 그룹이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NSO그룹은 협의를 부인했다. 공식성명을 통해 “우리의 유일한 목적은 인가된 정보기간과 사법당국이 테러·범죄와 싸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우리의 기술은 인권운동가와 언론인을 겨냥해 사용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NSO그룹에 대한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의 인식은 부정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NSO가 겉으로는 보안업체처럼 보이지만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스파이웨어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NSO그룹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페가수스'는 지난해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NSO그룹은 이 문제로 수사를 받았고, 중남미와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인권유린 사건들과 연루된 적도 있다. 카슈끄지는 생전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 터키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서 납치돼 살해됐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시내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 [사진=AP·연합뉴스]


◆'왓츠앱 세금'으로 촉발된 레바논 시위.. 총리 끌어내려 

레바논에서는 일명 ‘왓츠앱 혁명’으로 실권자인 총리가 사퇴하는 일도 있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레바논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다.

레바논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17일 정부가 왓츠앱 메신저에 하루 20센트(약 230원)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만성적인 민생고와 실업난에 고통 받고 있던 레바논 시민들의 분노가 왓츠앱 세금을 계기로 폭발했다.

이 시위로 레바논 전역의 은행이 10일 이상 폐쇄되고, 학교들이 휴교하면서 전국이 사실당 마비됐다. 로이터는 이번 시위가 최근 5년동안 레바논에서 일어난 시위 중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하리리 총리는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결정은 변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온 많은 레바논 시민들의 의지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출시된 왓츠앱은 2014년 190억 달러(약 22조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현재 수십여 국가에서 약 15억명이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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