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공포에 초저금리… 내년 '1% 금리'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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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19-10-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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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기준금리 3개월만에 0.25%p 또 내려 1.25%로

  • 내년 추가인하 가능성… "정책효과 없으면 장기침체"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3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저성장과 저물가가 이어지며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초저금리' 통화정책을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내년 1분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유례없는 '기준금리 1% 시대'를 맞게 된다. 문제는 통화정책 여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외 정책수단 활용 가능성은 없는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저성장+저물가' 극복 위해 초저금리 통화정책

한은은 16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 1.25%로 결정한 데 대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국내경제는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점 등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이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 중이지만, 일본과 유럽·중국 등이 고전하며 주요국 장기 시장금리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글로벌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수출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가 저성장을 나타내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잠정 집계된 지난달 수출액은 통관 기준 447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연속 하락하며,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떨어진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저성장 속에서 저물가까지 겹치며 금리 인하 단행에 힘이 실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0.04%)과 9월(-0.4%)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물가상승률은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2.0%)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1분기 추가 인하 가능성↑

문제는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어 이번 금리 인하만으론 역부족일 것이란 분석이 팽배하다는 점이다. 이 총재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7월 예상한 전망치(2.2%)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내년 1분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총재가 이날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통화정책 여력은 남아 있다"며 금리 인하에 여지를 남긴 점에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내년 금리 추가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은 처음으로 기준금리 1.00%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인 기준금리 1.00% 시대는 곧 장기형 불황을 의미하는 'L자형 침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일 수밖에 없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정책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일본처럼 국내 경제도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 같은 우려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현재 금리 이외의 정책 시행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향후 정책 여력이 축소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금리 외 정책수단의 활용 가능성은 없는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이 도입했던 비전통적인 수단을 국내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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