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경차 활성화를 포기하려면 차라리 경형 SUV를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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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
입력 2019-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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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차의 비율이 점차 더욱 줄어들고 있지만 경차는 여러 측면에서 중요하다. 경차는 큰 차량에 비해 20~30% 이상의 연료 절약 효과와 낮은 배기가스 배출량 등 친환경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차량이다.

그러나 국내 실상은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 차종이 워낙 적고 신 모델 개발이 다른 차량보다 느리다 보니 소비자가 외면하고 있다. 인센티브 정책도 다른 국가에 비해 떨어지면서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가성비도 매력을 잃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는 정부도 한몫하고 있다. 경차 보급에 대한 의지가 이미 상실돼 있고, 국내 제작사에 대한 신형 경차 촉진 정책도 부족하다. 도리어 대형차 판매를 촉진해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더 크다고 판단된다.

국가적인 차원의 에너지 효율화를 강조하면서 막상 자동차 정책은 가장 비효율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자동차에는 수동변속기가 아닌 자동차변속기가 장착돼 있고 유럽 차와 같은 공회전 제한장치도 없다. 대형차 지향형이니 당연히 에너지 효율화와 거리가 멀다.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문턱에 있으면서도 막상 자동차 정책이나 에너지 정책 등은 손발이 맞지 않는 정책이 구현되고 있다. 자동차 문화나 자동차 제작사들의 정책도 에너지 절약과는 거리가 멀다.

유럽 등 선진국의 움직임은 우리와 크게 다르다. 이미 경차 비율은 전체 승용차의 과반을 차지하고 에너지 절약형 수동변속기도 반 이상이다. 공회전 제한장치인 ISG 시스템도 대부분 장착돼 있다. 여기에 친환경 경제운전인 에코 드라이브도 정착돼 있는 등 절약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특히 이탈리아는 경차의 비율이 60%에 이를 정도이다. 자동차를 사회적 지위로 생각하지 않고 실용적인 이동수단으로 생각한다. 실용정신이 사회적으로 정착돼 있는 것이다.

일본만 해도 경차의 비율이 37% 정도다. 경차 종류도 30가지가 넘는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불모지인 자동차 튜닝문화도 일본의 경우는 경차 튜닝까지 활성화돼 있다. 경차를 중심으로 자기만의 차량 꾸미기를 구현하고 있어 경차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세다. 그중 경소형 SUV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대표선수가 세단에서 SUV로 옮겨가는 만큼 경차 정책도 흐름에 맞춰 바꿔야 한다. 이 흐름에 맞춰 경형 SUV 우대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현재 소형 SUV로 분류되는 현대차의 베뉴나 기아차의 셀토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차종은 소형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조금만 고민하면 경형 SUV로 재탄생할 수 있다. 크기는 작으면서 실내 공간을 키우고 고급 옵션을 하향 평준화시켜 연비와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 등을 가미한다면 확실히 큰 인기를 끌 것이기 때문이다.

세단형 경차를 지향하기보다는 경형 SUV를 경차 정책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경차 기준에 대한 재정립과 인센티브 정책을 재정리해 경형 SUV의 촉진 방법을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국내 제작사의 경차 개발 시에 연구개발비 지원 등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각 분야별로 시행해야 한다. 소비자가 느끼는 경차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함께 정부의 체계적인 미래 지향적 경차 정책을 촉구한다.
 

[사진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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