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무역협상 앞두고 中 이상기류 포착..."류허 특사 자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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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10-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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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협상 스몰딜 가능성 '대두'...美-中, 기싸움 '점입가경'

오는 1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 측에서 이상기류가 포착됐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 없이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류허 부총리가 이번 협상에 특사 자격 없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협상팀의 수장에게 어떤 권한을 위임하지 않았고,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지시도 받지 않았다는 의미다. 미국측에 핵심쟁점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 합의(빅딜)는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한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중국측 대표단이 당초 10~11일로 예정됐던 협상 일정을 단축해 11일 조기 귀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애초 중국 대표단은 12일에 베이징에 복귀하기로 했는데 복귀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11일 저녁 시간대까지 담판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게 된다. 

협상을 앞두고 양국의 신경전이 재점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 범위를 좁히고 있다. 지난 6일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산업정책 개혁이나 보조금 지급 등 자국에 불리한 내용을 빼는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요구를 협상 테이블 밖으로 빼려고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미국 하원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탄핵 조사에 착수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가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을 이용해 중국이 자국에 불리한 내용을 빼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맞대응하듯 미국 상무부도 중국 28개 기업 및 기관을 수출 제한 리스트에 올린 데 이어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침해에 연루된 중국 정부 및 공산당 관계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내렸다. 

중국은 미국의 비자 제한 조치가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며 미국에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행정부가 자국 기업과 기관들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을 경우 주권과 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SCMP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치에 대한 미국의 간섭이 무역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오는 15일 미국의 관세 인상과 이에 따른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2500억 달러(약 299조1250억원)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지난 1일부터 25%에서 30%로 인상하기로 했지만 시기가 중국의 건국 70주년 기념과 맞물렸다는 이유로 이를 15일로 보류한 바 있다. 

루이스 쿠지스 옥스포드이코노믹스 아시아 경제책임자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15일 관세 인상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9월1일 실시한 15%의 추가 관세에서 제외된 1600억 달러 물량에 대해 12월15일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연말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10~11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측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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