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 결렬... 외신 "별로 놀랍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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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0-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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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탐색전 끝나면 이른시일내 협상 재개될 수도"

  • 로이터 "양측간 거래조건 등 관련해 간극 좁혀지지 않아"

북·미 실무협상이 결실없이 끝나자 주요 외신들은 예상됐던 결과라며 회담 결렬 소식을 신속히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5일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별로 놀랍지 않다”며 예상됐던 결과로 봤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라고 말하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아름다운 편지'라며 대북 유화 제스처를 취해온 반면,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고 핵연료 비축량을 늘려온 점을 지적했다. 

신문은 그동안 미국 정부관료들은 대북 협상력을 잃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여들여 생산적인 논의를 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선 이번에 재개된 협상의 목적이 잠정 핵동결로 북한의 핵 미사일을 확장하지 않으면서 대화를 지속하는 새로운 셈법을 실험해보는 것이었다고도 했다. 

다만 양측이 초기 탐색전이 끝나면 다시 이른 시일 내 협상이 재개될 수도 있다고도 NYT는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의 앤킷 팬더 편집장과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포린어페어(FA)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북한은 협상을 정상 궤도로 되돌리고 미국이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올해 말이라는 아주 분명한 데드라인을 설정했다"면서 협상 재개 시간표가 정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또 "김 위원장이 다시 치열하게 (미사일) 시험에 나설 수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준비하는 동안 (북미) 갈등 리스크를 무릅쓰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북·미 실무협상 결렬 소식을 전하면서 이로써 수개월간 이어졌던 북·미 교착상태가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북한전문매체 38노스 편집국장인 제니타운은 이번 실무협상 회담 내용을 보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것을 계기로 미국이 협상에서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북한이 여긴 것이라며 북한 측의 기대가 너무 컸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그는 '빅딜 아니면 노딜' 전략 압박이 다소 해소되긴 했지만 북·미 양국간 서로 원하는 것과 무엇을 주고받을지를 둘러싼 간극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봤다. 

실제로 앞서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모두 북·미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동기가 커지긴 했으나, 수 개월간 긴장 교착상태가 이어진 가운데 양측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며 이번 실무협상에서 양측이 진전을 이룰 지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북측 협상 수석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마주 앉았으나 협상은 성과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북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성명에서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강조했다.

반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의 성명에 반박하면서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했다. 미국 측은 2주내 북미 실무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라 밝혔으나 북한 측에선 협상 재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외교가에선 이날 북·미 협상이 결렬된 것과 관련, 미국의 비핵화 선(先)조치 요구와 북한의 김정은 체제 안전보장 및 대북제재 완화 의지가 맞부딪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그 동안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한 반면,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북·미 협상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중단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이후 98일 만에 처음 열린 공식 실무협상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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