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을지로의 추억을 간직한 무명의 간판 장인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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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9-10-0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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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호이 기자/ 을지로의 추억을 담고 있는 간판들]

을지로 골목에 들어서다 보면 요즘에는 보기 드문 옛날 글씨체가 쓰여 있는 간판들을 볼 수 있다. 그냥 지나치던 낡고 촌스러운 간판 글씨 속 누군가는 깊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1960~ 1970년대 무명의 장인이 손수 그린 을지로 간판들의 글씨들은 근처 상인들의 미래를 여는 표정이자 삶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활력소였다.

획마다 느껴지는 페인트 붓 특유의 여유로움은 조화를 이루며 고단한 하루하루를 버티게 하는 버팀목이 되어줬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덧칠한 페인트처럼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이제는 간판 집에서 찍어내기 때문에 보기 힘든 오래되고 빛바랜 간판이지만 간판 속 지워진 글자는 시대를 간직하듯 여전히 글자 하나하나에 상인들의 삶과 나이든 무명 예술가의 숨겨진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오랜 시간 을지로 골목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다듬은 2350자의 을지로체를 만들었다. 오는 13일까지 ‘을지로 앤에이 갤러리’에서 을지로체 전시회를 열고 시대의 흐름을 간직한 을지로 골목 간판 글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을지로 골목의 추억을 가져다 준 이름 없는 무명 간판 장인은 어디로 갔을까?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간판 장인의 근황에 대해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을지로 상인들도 10년 이상 못 만났다”며 “지금 기준으로 아주 고령이기에 활동을 하지 않는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간판 장인의 추억에 대해 “간판 할아버지는 자전거 뒤에 페인트통과 붓을 싣고 을지로를 순회했다”고 상인들에게 전해 들었다며 “간판이 필요할 경우 할아버지를 멈춰세우고 간판제작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오는 9일 공개되는 을지로체와 관련하여 배달의 민족은 7년 전부터 투박한 도시의 글자에 시선을 두고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그 결과 작년까지 총 7개의 폰트를 제작해왔는데 올해는 ‘을지로’라는 도시 전체로 시선을 넓혀 을지로에 존재했던 무명 손글씨 간판 장인들의 시각기호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을지로체]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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