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국 70년]우주개발 '변방'에서 美 위협하는 우주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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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9-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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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⑧인류 최초 달 뒷면 정복, 中우주굴기 현주소

"인류 첫 달 착륙인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에서 시작됐지만, 중국은 인류 운명 공동체의 꿈을 안고 개방과 협력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달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결과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월 3일 중국이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달 뒷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하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내린 평가다. 

지난해 12월 8일 착륙기와 탐사차로 구성된 창어(嫦娥) 4호는 쓰촨(四川)성 시창(西昌)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3호 로켓에 실려 발사돼 27일째 되는 1월 3일 오전 10시 26분 달 뒷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베이징 항천(우주)통제센터는 같은날 오후 3시 7분에 통신 중계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를 통해 창어4호 상단에 있는 무인 로봇 탐사차인 '위투(玉兎·옥토끼)-2'에 분리를 지시했고, 착륙기에서 분리된 위투-2는 밤 10시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달은 지구 중력으로 한쪽 면만 지구를 향한 채 공전하기 때문에 그동안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항공우주 기술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도, 경쟁자인 러시아도 아닌, 중국이 이들이 못한 일을 먼저 해낸 것이다. 이로써 달 앞면엔 미국의 성조기가 뒷면엔 중국의 오성홍기가 꽂히게 됐다.

미국이 아폴로 11호를 발사해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할 당시만 해도 인공위성 하나 쏘아 올리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사실 냉전시대 치열하게 경쟁하던 미국과 소련에 뒤처져있던 중국은 우주개발 분야의 '변방'에 불과했다. 하지만 후발주자였던 중국은 급속도로 경제발전을 하면서 '우주굴기(崛起·우뚝 섬)'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이제는 미국을 따라잡을 유일한 우주시대 경쟁자로 평가받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중국 창어 4호가 보낸 달 뒷면 모습 [사진=연합뉴스]


◆中, 신중국 수립 후 우주개발에 '박차'

중국의 우주개발은 1949년 신중국 수립 후 마오쩌둥(毛澤東)이 "우리도 인공위성을 만들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그로부터 20여년만인 1970년 4월 24일 첫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 발사 성공으로 5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 된 이후 1981년 최초의 다중(3개) 위성 펑바오(風暴) 1호 발사, 1984년 첫 실험용 통신위성 발사, 1988년 첫 기상관측 위성 펑윈(風雲) 발사, 1999년 첫 무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호 발사에 성공하는 등 1990년대부터 중국은 우주항공 분야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우주개발 기술에 뛰어든 것은 21세기 들어서면서다. 2003년에는 중국 최초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가 중국의 첫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 5호를 타고 우주를 비행해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최근 10년간 성과도 눈부시다. 2008년 선저우 7호를 발사해 중국 첫 우주 유영을 선보인 데 이어 2011년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를 발사해 그 해 무인 우주선 선저우 8호와 도킹을 성공시켰다. 2012년에는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 9호가 중국으로는 처음으로 사람을 태운 채 우주 도킹에 성공했고, 2013년에는 세계 3번째로 달 탐사선 창어 3호를 달에 착륙시켰다. 당시 무인 우주선을 달 표면에 무사히 착륙시킨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구소련)뿐이었다.

이후 중국은 민영기업의 첫 인공위성 발사 성공에 이어 미국의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위성항법장치)'에 대응해 개발한 중국판 GPS 위성이 작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3분의 2가 넘는 국가의 상공에서 가장 많이 가동되는 등 우주굴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올 하반기 창어 5호, 내년 창어 6호를 잇달아 달에 착륙시키고, 오는 2025년엔 달에 기지를 건설해 2030년까지 우주인 상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달에 고주파 및 극초단파를 이용해 구름은 물론 지표면까지 꿰뚫어 선명한 육상, 심해, 지하 영상을 지구로 전송할 수 있는 유인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한다.

 

무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8호, 톈궁(天宫) 1호와 도킹 성공. [사진=웨이보 캡처]


◆中, 화성 정복도 추진..."美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

중국은 달뿐만 아니라 화성 등 다른 행성 정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중국은 2020년부터 첫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개시할 계획이다.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현재까지 45차례 화성 탐사를 시도했지만 이 가운데 18번만 성공했다. 중국도 2011년 미국, 러시아 등 다른 우주 강국처럼 화성 탐사선을 발사했지만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지구가 365일에 걸쳐 태양을 한 바퀴 돌 때 화성은 약 687일이 걸리기 때문에 26개월에 한번 정도 기회가 온다.

화성 탐사는 제약적인 요소가 더 많다는 게 과학자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중국은 거듭된 실패에도 화성 탐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우주굴기에 미국이 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미국이 중국을 앞서나가고 있지만,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발전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콩 위성시장조사업체 오비털 게이트웨이 컨설팅사 창시자 블레인 커시오는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은 현재 기술면에서 미국보다 10∼15년 정도 뒤처져 있다"며 "하지만 그들의 과학 인력이나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진다면 미국을 제치고 우주 무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이 되는 건 시간의 문제"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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