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화웨이 R&D 인력 2만명 근무, 스마트폰 ‘P30’ 생산하는 中 둥관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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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관(중국)=정명섭 기자
입력 2019-09-2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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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9건(올해 2월 기준)’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5G 통신 부문에서 보유한 표준필수 특허 수다. 경쟁사인 노키아(1397건)와 에릭슨(812건), 삼성전자(1296개)보다 많다. 특허 수는 곧 R&D(연구개발)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 비례한다.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의 14%를 R&D에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기술기업다운 면모다.

◆ 여의도 절반 크기의 R&D센터 ‘옥스혼 캠퍼스’... 유럽 양식 건물과 녹지가 창의력↑

지난 20일 방문한 중국 광동성 둥관시에 있는 화웨이의 R&D센터 ‘옥스혼(OX Horn) 캠퍼스’에서는 R&D에 대한 화웨이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옥스혼은 지형이 황소 뿔 형태를 닮았다고 해 붙여진 명칭이다. 면적은 여의도의 절반 수준(180만㎡)으로, 공사비만 1조17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4개 구역 12개 블록에 연구인력 2만5000여명이 근무한다.

옥스혼 캠퍼스에 도착하자 가장 눈에 띈 두 가지는 캠퍼스 크기와 건물 양식이다. 캠퍼스의 넓이는 그 수준이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 컸다. 실제로 옥스혼 캠퍼스는 너무 넓어서 직원들은 캠퍼스 내 설치된 트램을 타고 이동한다. 스위스 산악 열차 디자인의 트램은 약 10분 간격으로 움직였다.

건물 양식은 이곳이 중국인지 착각할 정도다. 유럽풍으로 꾸민 탓이다. 옥스혼 캠퍼스 12개 블록은 파리, 룩셈부르크, 볼로냐 등 유럽 유명 지역의 이름을 따왔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자 창업주가 과거 건축을 전공해 이같은 방식으로 꾸며졌다고 화웨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R&D 특성상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녹지와 어우러진 유럽풍의 건축물들은 겉보기엔 ‘일터’가 아니라 유럽의 한 마을같았다.

캠퍼스 내 거대한 인공호수엔 흑조(블랙스완)이 보였다. 런정페이 회장이 직접 사들였다는 이 흑조는 마리당 약 9억원으로 알려졌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캠퍼스 외부는 한산했다. 정해진 식사 시간 외에는 외부에서 화웨이 연구인력을 보기가 어렵다고 화웨이는 설명했다.
 

중국 광동성 둥관시에 있는 화웨이 R&D 센터 '옥스혼 캠퍼스' 내 유럽풍 건물[사진=화웨이]

중국 광동성 둥관시에 있는 화웨이 R&D 센터 '옥스혼 캠퍼스' 내 유럽풍 건물[사진=화웨이]

옥스혼 캠퍼스 내 이동수단인 트램[사진=정명섭 기자]

◆ 28초에 P30 한 대씩 생산... 불량률 3%에 불과한 ‘남방공장’

이어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P30이 생산되는 둥관시 ‘남방공장’에 갔다. 제조 현장에 먼지 유입을 막기 위해 방문자에게 작업복과 모자를 씌웠다. 신발 겉에 덧신을 신었다. 공장 입구엔 신발 먼지를 잡아내는 끈끈이가 바닥에 깔려있다.

P30 전체 생산라인은 약 100m에 달한다. 28초마다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P30’ 한 대를 생산한다는 이 라인은 메인보드 제작부터 상품 포장까지 분주했다.

P30은 기판에 접착제를 바르고 메인보드를 조립하는 작업으로 생산이 시작된다. 웬만한 공정은 모두 기계가 담당하고 사람은 검수 과정에 투입된다. 기계는 24시간 쉴 틈 없이 가동된다. 메인보드에 본딩 작업이 끝나면 각종 부품이 달린 필름이 부착된다. 필름 부착의 불량 여부는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한다. 자동화 기계는 기판 위에 칩셋들도 내려놓는다. 메인보드를 공중에서 떨어뜨리는 낙하 테스트도 진행된다. 부품들이 안전하게 부착됐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모든 공정은 순서대로 척척 진행됐다.

생산라인 절반에 다다르자 P30 완성본이 나왔다. 하드웨어 공정은 여기서 마무리된다. 다음은 운영체제와 제조사별 선탑재 앱 등을 설치하는 소프트웨어 공정이 시작된다. 소프트웨어 설치가 마무리되면 LCD 밝기, 소리 크기, 겉면 불량 점검도 진행된다. 이는 화웨이 직원들이 직접 살핀다. 3명의 직원이 나란히 서서 각자 맡은 부문을 꼼꼼히 살펴본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P30은 28초마다 한 대씩 기계에서 떨어졌다. 완성품은 화웨이 직원이 일일이 포장하고 시리얼 넘버를 부착, 비닐까지 씌워 상자에 담긴다.

남방공장은 5~6년 전만 해도 한 라인에 80명의 직원이 일했지만, 자동화율을 높이면서 17명의 인력만 투입된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P30 목표 생산량은 258대. 5개가 불량이 나 252개만 완성됐다. 불량률은 단 3%에 불과했다.
 

중국 광동성 둥관시에 있는 화웨이 스마트폰 제조공장인 '남방공장'[사진=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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