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기업 '영업 대상'에서 '협약 대상'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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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입력 2019-09-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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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 저금리 기조로 대기업 회사채발행↑ 은행대출↓

은행권이 대기업과 활발한 업무협약과 제휴를 맺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기업들이 직접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대출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산업·신한 등 은행은 각각 다이아몬드클럽·셀트리온·GS리테일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생경영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다이아몬드클럽 회원사와 '대기업-우리은행 상생지원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이아몬드클럽은 △롯데그룹 △한라그룹 △노루홀딩스 △하이트진로 등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대기업 모임이다. 이변 협약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소·중견기업 금융지원을 위해 체결됐다.

산업은행도 지난 19일 셀트리온과 함께 '바이오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정부의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전략,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에 부응하고 국내 바이오헬스 혁신 벤처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체결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18일 GS리테일과 '공동마케팅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휴는 빅데이터 공유 등 데이터를 활용한 협업사업을 개발하며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은행 지점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GS25 편의점을 입점 시키기로 했다.

이처럼 은행권과 대기업 간의 업무협약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상생을 위한 경제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대기업 대출 부문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협약 등 방법으로 만회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발행된 회사채는 전년 동기보다 36.4% 늘어난 31조9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연 1.817%이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올해 7월 말 연 1.292%로 하락하는 등 회사채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발행된 회사채는 모두 대기업이 발행한 것이었다.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싼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8월에는 여름 휴가철 영향으로 회사채 순발행액이 1000억원에 그쳤다.

대기업이 자금을 직접조달하자 은행에서 빌리는 돈의 규모는 줄었다. 올 7월 말 대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4000억원 줄어든 15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8월 말에는 152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5월 말 157조7000억원을 기록한 이래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채권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기업 대출 부문을 확장시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대신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과 손을 잡고 중소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상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우리은행과 다이아몬드클럽, 산업은행과 셀트리온, 신한은행과 GS리테일 등 은행과 대기업 간 업무협약 체결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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