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잡고 싶었던’ 범인 잡혔단 소식에 울컥한 ‘살인의 추억’ 담당 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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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 기자
입력 2019-09-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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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밤새 한숨도 못잤다"

“소식 듣고 한참 울었어요”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진 전날(18일), 당시 사건의 담당형사였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심경을 묻는 지인들에게 울컥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현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을 직접 찾아가 볼 계획이라고 말한 그는 화성사건의 현장 책임자였던 하승균 총경과 통화했다며 “감격에 겨워 함께 울먹이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당시 수사를 맡은 일선 형사였다. 화성 사건을 다룬 영화인 ‘살인의 추억’에서 배우 송강호씨가 맡았던 역할이 김 연구위원이다. 배우 송재호씨가 맡았던 역할 쯤에 해당하는 것이 하 총경이다.

김 연구위원은 SNS를 통해서도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해도 반드시 국민들 앞에 세워야 한다던 약속이 드디어 실현됐다”면서 “(경찰이) 1~2달 정도 수사해서 전체사건(총 10건)의 범인인지 판단할 것인 만큼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간 사석에서 화성사건 범인에 대해 “미치도록 잡고 싶다”라는 말을 해왔다. “현재의 과학수사 기법을 동원하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겠느냐”라며 공소시효가 지났더라도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DNA분석 같은 첨단수사 기법이 전무하던 시대와 비교하면 현재의 수사기법은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만큼 그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증거들이 나올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오전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증거물 3점에서 최근 채취하는데 성공한 DNA와 일치하는 재소자 1명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십수년전에 확보했던 증거물에서 극소량의 DNA를 검출하는데 성공해 범인을 특정할 수 있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발생 당시는 물론 몇 년전까지만 해도 꿈도 꿀 수 없었던 ‘과학수사’의 개가인 셈.

수사당국에 따르면, 최근 과학수사기법은 ‘미세증거 증폭기법’을 이용해 극소량의 흔적에서도 DNA를 뽑아내 분석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경찰은 "아직 수사 초기 단계여서 말 할 수 없다"며 정확한 인적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범인은 지난 1994년 20세의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모씨(56)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씨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으로 확인되면 이 사건은 마지막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무려 29년만에 해결을 보게 된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난 2006년으로 끝나 더 이상 처벌은 한 수 없다.

한편 김복준 연구위원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포천 여중생 피살사건의 범인도 하루 빨리 붙잡히기를 바란다”면서 “그 사건까지 해결돼야 형사로서의 소명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 여중생 피살사건은 2003년 경기도 포천시에 살던 여중생이 친구집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다 실종된 뒤 피살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실종된 지 95일만에 인근 배수로에서 시신이 발견됐고 손톱에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다는 점과 시신이 유기된 장소 때문에 ‘제2의 화성사건’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살인의 추억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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