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배터리 갈등' CEO회동 하루만에 말짱 도루묵

신수정 기자입력 : 2019-09-17 19:14
전날 김준·신학철 비밀 회동 후에는 "내용 밝힐 수 없어"
2차전지(배터리) 핵심기술 침해 등과 관련해 LG화학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17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바로 전날 양사 최고경영자(CEO)들 간 첫 회동을 가진 뒤 불과 하루 만이다. 양사는 다시 갈등국면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여론전을 비난하며 입장문을 내놨고, LG화학은 이례적으로 수사당국의 수사 관련 안내문을 배포하며 입장차를 견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여론전 자제를 당부한다”면서도 “인력 채용은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헤드헌터를 통한 표적 채용은 없었고 LG화학 출신 지원자가 워낙 많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한 SK그룹 누구에게도 사전 통지와 양해 없이 4월 30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소송사실을) 발표하면서 전 언론 및 시장에 대서특필되도록 했다”며 “소송 초기부터 LG화학 스스로 언론에서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그 뒤 이어질 연방법원 소송 등은 아직 수익도 내지 못하는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는커녕, 막대한 손실부터 만들고 있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도 했다.

해외기업이 누리게 될 ‘어부지리’도 걱정했다. UBS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글로벌 톱5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투자 여력과 자체 시장규모 등을 감안하면 누가 그 과실을 갖고 갈지 언론과 시장의 우려는 매우 근거가 있다”고 했다.

LG화학은 이날 경찰이 SK이노베이션의 본사와 연구소를 압수수색한 데 대한 안내문을 배포하며 SK이노베이션 측을 압박했다.

LG화학은 “5월 초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며 “이번 압수수색은 경찰에서 SK이노베이션의 상당한 범죄 혐의에 대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법원도 이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LG화학은 △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탈취를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구성한 이력서를 작성케 한 점 △LG화학에서 수행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세부 기술이 적힌 자료를 면접 전까지 제출케 한 점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수백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한 점을 들며 SK이노베이션의 부당행위를 지적했다.

한편 ITC는 LG화학의 제소 안건에 대해 조사 개시를 결정하고 조사에 들어간 상태이다. SK이노베이션이 낸 특허침해에 대해서도 이달 내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LG와 SK그룹 계열사 간 사장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하며, 소송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산업부의 주최로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번의 만남으로 그동안의 갈등이 해결될 것이란 기대는 없었지만 하루 만에 감정 섞인 입장문이 나온 것으로 봤을 때 전향적인 화해는 힘들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사진=LG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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